
'광화문 변호사 박인준의 통찰'은 박인준 법률사무소 우영 대표변호사가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법과 사람, 그리고 사회 이슈에 대한 명쾌한 분석을 비즈엔터 독자 여러분과 나누는 칼럼입니다. [편집자 주]
2021년 스토킹 처벌법이 시행된 지 벌써 4년이 흘렀다. 초기 입건 건수가 1천 건 남짓이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1만 2천에서 1만 3천 건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스토킹 범죄는 늘어나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스토킹 범죄를 저질렀다가 공무원 꿈을 영원히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 벌금 100만 원, 그 이후 3년의 공백
스토킹 범죄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이 확정되면 3년간 공무원 임용 결격 사유가 된다. 이는 국가공무원법 제33조에 명시된 엄연한 법적 조항이다. 많은 사람들이 성범죄의 경우 벌금 100만 원 이상 시 3년간 공무원 결격 사유가 된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스토킹 범죄 역시 여기에 포함된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법률 정보가 아니다. 현실적으로 매우 중요한 이유가 있다. 스토킹 행위는 종종 '구애 행위'나 '헤어진 연인의 마음을 되돌리려는 시도'로 포장되어 젊은 층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 그리고 이들 중 상당수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들이다.
◆ '레벨이 다른' 범죄
일반적인 폭행, 상해, 명예훼손과 스토킹 범죄는 '레벨이 다른' 범죄다. 후자는 당장 '직업의 자유'를 온전히 누릴 수 없게 만든다. 공무원이라는 안정적인 직업을 꿈꾸며 몇 년간 준비해온 노력이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벌금 맞고 말지 뭐"라고 안일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하지만 스토킹 범죄는 다른 범죄와 달리 중차대하고 사활적 이익이 걸린 문제다. 3년이라는 시간은 공무원 시험 준비생에게는 치명적인 공백기가 된다. 나이 제한이 있는 공무원 시험의 특성상, 이 3년은 돌이킬 수 없는 기회비용이 될 수 있다.
◆ 변호사들도 놓치는 중요한 포인트
놀랍게도 일부 변호사들조차 이 부분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 특히 형사 사건을 주로 다루는 변호사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이다. 의뢰인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적절한 방어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부수적 처벌까지 고려해야 한다.
특히 공무원 준비생 본인이나 이들을 자녀로 둔 학부모라면 이 내용을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 스토킹 범죄로 입건되었을 경우, 단순히 벌금형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스토킹 범죄로 입건되었다면 반드시 변호사와 상의하여 신중하게 진행할 것을 권고한다. 무혐의 처분을 받거나, 기소유예 처분을 받거나, 최소한 벌금 100만 원 미만으로 처벌받을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
스토킹 범죄는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중대한 범죄다. 동시에 가해자에게도 상상 이상의 대가를 치르게 하는 범죄이기도 하다. 젊은 시절의 잘못된 판단이 평생의 꿈을 앗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