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이지!"
tvN 토일드라마 '서초동'은 로펌, 법정 만큼이나 밥상이 자주 나온다. 어쏘 변호사 5인방에겐 법만큼 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매일같이 점심, 저녁을 함께하면서 현실 직장인의 삶과 고민들을 나누고, 때로는 시답지 않은 이야기들을 나누는 모습은 지금까지의 법정 드라마와는 결이 조금 다르다.
특히 주인공들이 매회 찾는 식당과 메뉴, 이들의 '먹방'은 하나하나 리얼하다. 그래서 시청자들 사이에선 '서초동 ○○ 맛집'이 드라마 내용 못지않게 관심을 끌고 있다.
'서초동' 4~6화에서 어쏘 변호사들이 출근 도장을 찍은 점심·저녁 맛집들을 정리해봤다.

◆ 4화 : 찜닭
봉추찜닭 교대역점에서 촬영한 이 장면에서도 '어쏘 5인방'의 캐릭터 특징이 드러난다.
1화에는 강희지(문가영)가 전임 어쏘 변호사에게 받은 인수인계 사항 중에 "맛집은 배문정(류혜영) 변호사에게 물어보라"는 내용이 있다. 그만큼 배문정이 맛에 대해 잘 아는 '맛잘알'의 면모가 있기 때문인데, 찜닭을 먹는 이 장면에서도 그런 모습이 드러난다.
조창원(강유석)과 하상기(임성재)가 시답지 않은 농담을 주고 받고, "아까 나 보지 않았느냐"라는 강희지의 말에 안주형(이종석)이 "못 봤다"라고 말하는 사이 배문정은 찜닭에 있는 당면을 잘게 자른다. 배문정은 "잘게 잘라 숟가락으로 퍼 먹으면 맛있다"라며 당면을 자르는 이유를 설명하고, 하상기는 "조사놓은 거 맛없기만 해"라고 으름장을 놓지만, 한입 먹고 바로 "맛있다"라고 인정한다.

◆ 5화 : 보쌈
광진구 화양동에 있는 마당족발에서 촬영했다. 조창원의 캐릭터 성장 배경,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하상기의 배경 등이 주요 대화 소재가 됐다. 강희지가 상추를 집기 편하게 안주형이 채소가 담긴 그릇을 살짝 옮겨주는 건 숨은 심쿵 포인트다.
하상기가 별명을 밝히는 장면도 흥미로웠다. 강희지는 하상기의 별명 '할아범'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원래 별명은 뭐였는데"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하상기는 '봄의 정령'이라고 대답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안주형은 "웃기려고 하는 거냐"라고 묻고, 조창원은 "이거 다 네가 사"라고 덧붙였다.

◆ 5화 : 냉면
강희지를 제외한 4인이 방문한 냉면집은 오장동면옥 서초점이다. 추운 겨울에 누가 냉면을 먹느냐고 투덜거리는 조창원, 본격적인 식사 전 인증샷 촬영을 잊지 않는 하상기의 티키타카가 듣는 재미를 주고, 강력하게 냉면을 먹고 싶어했던 만큼, 열정적으로 냉면을 흡입하는 배문정의 모습이 보는 재미를 더한다.
그런데 그때 조창원은 강희지에 대해 묻는 '형'의 전화를 받고, 강희지의 이름이 언급되자 안주형은 냉면을 먹다말고 조창원을 바라본다. 강희지를 점점 의식하는 안주형의 속내를 엿볼 수 있는 먹방이었다.

◆ 6화 : 순댓국
순댓국은 하상기의 어려웠던 과거를 상징하는 음식이었다. 그는 가을에 일해야 봄에 학교를 다닐 수 있을 정도로 가난했던 학창시절을 모두 털어놨고, 친구들은 각자의 비밀들을 하나씩 털어놓으면서 나름의 방식으로 하상기를 위로했다. 옛 여자친구의 이혼 소송을 맡았다는 안주형부터 접견 변호사를 하고 있다는 조창원, 임신 6주 차라는 배문정과 이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는 강희지까지 각양각색 사연들이 쏟아졌다.
누군가 알게 된다면 세상이 무너질 것만 같았던 고민도 털어놓을 존재만 있으면 마음의 짐이 덜어지듯이 어쏘 5인방은 평소처럼 순댓국을 먹으며 여전한 우정을 뽐냈다.
하상기가 어려웠던 시절 홀로 순댓국을 먹던 공간은 독립문 영천시장 내 석교식당, 어쏘 5인방이 비밀을 털어놓으며 순댓국을 먹은 가게는 담미온 청담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