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방송되는 EBS1 '건축탐구 집'에서는 온전한 ‘쉼’을 주는 집을 소개한다.
◆스페인 유학파 아내를 위한 50+ 하우스
경기도 양평, 오밀조밀 옛 정취가 물씬 나는 마을에 눈에 띄는 집 한 채가 있다. 시간과 역사가 느껴지는 동네에 단아함이 느껴지는 중목 구조의 집! 부부는 아담한 집에서 소꿉놀이하듯 정원을 가꾼다.
아직 은퇴를 하지 않은 남편 건축주는 앞으로 뭘 하면서 살아야 할지 고민이 앞섰다. 바쁘게만 사느라 늘 생각으로만 꿈꿔왔던 전원생활. 잔디밭도 키우고 나무를 심으며 삶의 여유를 찾자! 하지만 아내는 주변 사람들의 만류에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이대로 있을 순 없다! 걱정 태산인 아내의 허락을 받아내기 위해 남편은 약속을 내걸었다. 힘든 일은 내가 다 하겠다. 그리고 집안 청소까지 내가 다 하겠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이 이곳을 자주 오게 하기 위한 명분도 필요했다. 근처 맛집 조회해서 오면 아빠가 반드시 데려갈게. 거기에 잊지 않고 차에 기름도 꽉꽉 넣어주지! 한 달 살기도 같이 떠난 남편의 노력이 통한 걸까? 아내는 점점 집을 짓고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근데 이 집, 아담하긴 하지만 비좁다는 느낌이 안 드는 이유가 뭘까? 죽은 공간 없이 알뜰살뜰 활용하기 위해 아내가 선택한 것이 바로 붙박이 선반. 물건을 놔두면 걸리적거릴 것 같으니, 침대 프레임과 tv 선반은 모두 붙박이로 달았다. 한층 공간도 넓어 보이는 동시에, 청소도 간편하게 할 수 있으니 이거야말로 금상첨화!
아내 건축주는 기지장이셨던 아버지를 따라 12살인 어린 나이에 스페인 유학을 떠났다. 초등학생부터 대학 생활까지 스페인 생활을 했던 아내의 마음속에 늘 있던 건, 한국에 대한 그리움... 그 마음은 집에도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다. 한옥에서 봄직한 낮은 단차를 둔 평상형 다실 하며, 중목 구조 목재가 잘 보이도록 거실에 설치한 대들보와 서까래까지! 아내의 최애 공간이라는 아늑한 다이닝 공간과 아내의 취미 생활을 위한 가죽 공방까지?! 이름하여 100% 아내 맞춤형 집! 이제 둘만이 아닌 가족 모두가 즐기는 집에서 부부는 온전한 ‘쉼’을 만끽한다.

여름휴가하면 떠오르는 곳, 부산! 계획까지는 설레는 일이지만 휴가비에, 숙박 예약 경쟁까지 신경 쓸 것들이 산더미이다. 휴식과 재충전을 위해 집으로 바캉스를 떠나는 사람이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대한민국 제과 명장, 이흥용 씨. 부부는 제과점 운영을 30년째 이어오면서 문을 딱 한 번 닫을 정도로 쉼 없이 달려왔다. 어느 날, 거주 근방에 6천 세대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게 되면서 도저히 갑갑함을 견딜 수 없던 아내가 먼저 제안했다. “가게만큼 우리의 삶도 중요하니, 집을 짓자.”
지금까지 앞만 보며 달려온 부부에게 필요한 집 이름, 무심헌. 그야말로 아무 걱정 없이 쉴 수 있는 집! 탁 트인 전망을 자랑하는 거실은 마치 리조트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주방 옆 중정에서는 계절감을 느끼며 사색하기 좋다. 그뿐만 아니라, 부부만 출입 가능한 2층은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즐길 수 있다.
무심헌은 방문하는 손님 또한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바이어와 교류하는 일이 많은 업무 특성상 손님들이 이곳에서 편히 쉴 수 있도록 별동을 만든 부부. 별도의 주차 공간, 그리고 현관문까지 있으니 완벽한 독립 구조가 아닌가! 심지어 별동은 본동보다 더 좋은 전망을 양보했다. 무심헌에서 쉬고 가는 사람들이 남긴 방명록을 읽으며 집 짓기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는 부부. 마음을 비울수록 채워지는 집에서 부부는 쉼의 행복을 느껴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