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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스타] '좀비딸' 최유리, 첫 주연이 남긴 눈부신 성장(인터뷰)
입력 2025-08-20 07:30   

▲배우 최유리(사진제공=매니지먼트mmm)

"영화가 끝나고 엔딩크레딧에 제 이름이 딱 뜨는데, 부끄러우면서도 굉장히 뿌듯했어요."

배우 최유리는 스크린에 새겨진 자신의 이름을 마주했던 그 순간을 떠올리며 천진한 웃음을 지었다. 16세 소녀에게 첫 주연작의 엔딩크레딧은 자신이 배우로서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증표였다.

그 주연작이 올해 가장 흥행한 영화 '좀비딸'이라는 점에서 더 특별하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세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좀비가 된 딸 수아(최유리)를 지키려는 '딸바보' 정환(조정석)의 분투를 코믹하면서도 따뜻하게 담았다.

▲영화 '좀비딸' 스틸컷(사진제공=NEW)

"수아는 제가 가장 좋아했던 캐릭터였어요."

최근 서울 마포구 비즈엔터에서 만난 최유리는 원작 웹툰의 열렬한 팬이라고 밝혔다. 그는 수아 역을 제안 받고 대본을 펼쳤을 때, 운명 같은 만남을 직감했다. 최유리는 자신이 수아를 연기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고, 원작의 팬이었기에 더욱 책임감을 갖고 작품을 준비했다.

▲배우 최유리(사진제공=매니지먼트mmm)

수아는 여타 좀비물 속 좀비들과는 다르다. 할머니 밤순(이정은)의 효자손 앞에서 움츠리고, 보아의 'No.1' 리듬을 탄다. 아빠를 향해 어렴풋이 남은 애정을 드러내고, 아빠 정환은 그런 수아를 포기하지 않는다. 최유리는 좀비와 딸 사이에 선 이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색다른 곳에서 영감을 찾았다.

"감독님이 '수아는 동물 같으면 좋겠다'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전 반려견을 떠올렸어요. 반려견이 낯선 사람 앞에서는 사납지만, 친숙한 사람들 앞에선 귀엽잖아요. 수아도 겉으로는 무섭지만 그 안에 귀여움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자연스럽게 동물적인 몸짓을 참고하게 됐어요."

▲영화 '좀비딸' 스틸컷(사진제공=NEW)

좀비 연기에는 특수 분장이 필수였다. 실감 나는 좀비 비주얼을 완성하기 위해 최유리는 프리 프로덕션부터 촬영까지 300일에 달하는 기간 동안 분장에 매일 2시간씩 썼다. 최유리는 프리 프로덕션 때 처음으로 좀비 수아로 분장한 기억을 떠올렸다.

"분장하는 시간이 길어지다보니 잠깐 잠이 들었어요. 잠에서 깨니 저랑 닮았지만 전혀 제가 아닌 좀비가 있더라고요. 하하. 너무 낯설고 신기했어요. 하지만 분장을 하니 저절로 수아가 되는 기분이었습니다."

▲영화 '좀비딸' 스틸컷(사진제공=NEW)

최유리는 '좀비딸' 촬영 현장을 따뜻했다고 말했다. 조정석, 이정은, 윤경호와 진짜 가족처럼 지냈다고 했다. 극 중에서처럼 아빠, 할머니, 삼촌으로 부르며 연기를 하지 않을 때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그 덕분일까. 최유리는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장면에서도 자연스럽게 감정에 몰입할 수 있었다.

"좀비 수아가 울면서 아빠를 부르는 장면이 있는데요. 그 장면은 수아에게 인간성이 남아 있다는 걸 보여주는 중요한 장면이에요. 촬영 현장의 분위기 자체가 영화 속 장면과 똑같았어요. 아빠를 부르며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는데, 스태프들도 그걸 지켜보면서 같이 우시더라고요."

▲배우 최유리(사진제공=매니지먼트mmm)

2024년 영화 '외계+인'에서 김태리 아역으로, 영화 '소풍'에선 나문희 아역으로 대중의 눈도장을 찍었던 최유리는 첫 주연작 '좀비딸'로 한 단계 성장했다. 하지만 그는 "아직 갈 길이 멀다"라며 스스로를 다잡았다.

"김태리 선배님처럼 울림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관객들이 제 연기를 오래 기억해주실 수 있도록, 진심을 담아 연기하는 배우로 성장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