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오영수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항소6부(곽형섭 김은정 강희경 부장판사)는 11일 열린 오영수의 강제추행 혐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오영수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사건 발생 약 6개월 뒤 성폭력 상담소를 찾아 상담을 받고, 주변 동료에게 사실을 알렸으며 피고인에게 사과를 요구하자 피고인이 사과한 점 등을 고려할 때 공소사실대로 강제추행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은 든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피해자의 기억이 왜곡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공소사실이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무죄 이유를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사과한 과정은 ‘오징어 게임’의 전 세계적 인기 속에서 작품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성범죄 의혹이 알려지는 것만으로도 작품이 받는 타격이 크고, 사실관계를 바로잡는 데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사과 자체를 범죄의 인정으로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동료로서의 포옹이 평소보다 다소 강했다고 하더라도, 그 강도만으로 강제추행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피해자 주거지 앞에서의 입맞춤 주장 역시 신빙성을 입증할 수 있는 수사가 부족했다”고 덧붙였다.
선고 직후 오씨는 “현명한 판결을 내려주신 재판부에 감사드린다”고 짧게 소감을 밝혔다.
반면 피해자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이번 판결은 성폭력과 위계 구조를 공고히 하는 개탄스러운 결정”이라며 “무죄 판결이 진실을 지우거나 내가 겪은 고통을 무력화할 수는 없다. 사법부는 이번 판결이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를 성찰해야 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오씨는 2017년 여름 연극 공연 준비 중 지방 체류 당시 연습단원 A씨를 껴안고, 주거지 앞에서 볼에 입맞춤한 혐의로 2022년 11월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1심과 2심 모두 징역 1년을 구형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깐부 할아버지’ 역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오영수는 2022년 1월 한국 배우 최초로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