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이 죽였다’는 죽거나 죽이지 않으면 벗어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살인을 결심한 두 여자가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서스펜스 작품이다. 전소니는 백화점 명품관 VIP 전담팀 직원 은수 역을 맡아 극 중심부의 감정선을 탄탄하게 이끌었다.
전소니의 연기는 은수를 둘러싼 인물들과의 관계를 유기적으로 엮어내며 작품에 쫄깃한 긴장감을 더한다. 특히 은수와 희수(이유미)의 단단한 감정선은 극의 한 축을 강렬하게 붙든다. 은수는 하나뿐인 친구 희수를 폭력의 굴레에서 구하기 위해 직접 맞서고 행동한다. 전소니는 시간이 흐르며 단단해지는 은수의 내면과 용기를 설득력 있게 그리며, 희수를 통해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해가는 여정을 섬세하게 완성했다.
소백(이무생)과의 관계도 흥미로운 감정선을 그린다. 전소니는 희수와 은수를 아낌없이 지지하는 소백의 존재 안에서 더욱 단단해지는 은수의 성장과 회복을 차분하고 깊게 풀어냈다. 소백 앞에서 드러나는 은수의 환한 미소와 사소한 행복은 극 전체에 온기를 불어넣는다.
반면 희수의 남편 진표(장승조)와의 관계는 긴장감의 중심이다. 전소니는 진표를 향한 공포와 압박을 끊임없이 흔들리는 눈빛, 미세한 호흡 변화로 그려내며 극적 몰입을 극대화한다. 희수의 비밀을 알게 된 뒤 겪는 감정의 소용돌이와, 그 끝에서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는 과정을 탄탄한 연기로 완성했다.
진표의 동생 진영(이호정)과의 대립은 마지막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한다. 이익을 우선시하는 진영에 맞서는 은수의 단호함을 전소니는 흔들림 없는 중심과 완급 조절이 확실한 표현력으로 구현하며 캐릭터에 입체감을 더했다.
전소니의 연기 변주는 ‘당신이 죽였다’의 관계 서사를 더 촘촘하고 날카롭게 만들며, 작품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전소니가 열연을 펼친 ‘당신이 죽였다’는 넷플릭스에서 시청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