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방송되는 KBS 1TV '이슈픽 쌤과 함께'에서는 ‘러시아-나토 충돌, 유럽 전쟁으로 가나?’라는 주제로 강연이 펼쳐진다.
최근 러시아가 드론과 전투기, 군함을 동원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의 영공·영해를 잇따라 위협하면서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의 도발이 점점 노골화되자 유럽은 동부 국경을 따라 가상 장벽 구축을 추진하며 방어 태세를 강화했고, 정치적 공방도 거세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고전하는 러시아를 종이호랑이에 비유하자, 푸틴 대통령은 “그렇다면 종이호랑이인 러시아와 대립하는 나토는 무엇인가?”라고 응수했다. 그는 러시아의 나토 공격 가능성에 대한 서방의 우려를 일축하며 “자신들의 문제부터 돌아보라”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도 남겼다. 러시아가 폴란드, 루마니아, 덴마크 등 나토 회원국을 반복적으로 위협하는 이유와 그 역사적 배경을 짚어보는 것이 이번 방송의 출발점이다.

남보람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박사는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 영공을 침범하는 이유는 나토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을 확대하는 것을 자국 안보에 대한 직접적 위협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러시아는 나토의 방어 시스템이 얼마나 신속하게,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는지 시험하고 약점을 파악하려는 시도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남 박사는 “이런 행동을 ‘프로빙(probing)’, 즉 탐침 작전이라고 부른다”며 “여기저기를 꾹꾹 찔러보는 것처럼, 어디까지 접근해도 되는지 상대의 한계선을 가늠하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디까지 찔러보느냐 하면 안방 문 바로 앞까지”라며 “이 문을 넘어가면 상대는 가지고 있는 총을 쏠 것이고, 이는 정당방위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방식을 그는 ‘threshold strategy’, 즉 문지방 전략이라고 부른다고 덧붙였다.

남 박사는 지도를 예로 들며 “1999년 폴란드, 체코, 헝가리가 나토에 가입했고, 2004년에는 발트 3국과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 7개국이 추가로 가입했다”며, 러시아 입장에서는 옛 영향권이 차츰 나토로 넘어가는 상황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남보람 박사는 “소련 중심으로 창설됐던 바르샤바 조약기구에 대한 향수가 여전히 러시아에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러시아는 예전처럼 그 지역에서 패권을 차지하고 싶어 하고, 나토를 자신과 맞지 않는 세력, 다른 가치와 정체성을 가진 집단으로 본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남보람 박사는 “휴전 합의가 위태롭지만 유지되려면 기존 경계 너머로 나간 이스라엘 군대가 철수하고, 주민들이 생존할 수 있는 기본적 장치가 회복되어야 하며, 국제 구호의 손길을 막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측에 과도한 조건을 붙이기보다 UN 권고에 충실히 따르는 것이 유일한 희망”이라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