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에서 계속
곽정은의 이력은 한 문장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영문학을 전공했고, '휘가로걸', '싱글즈'를 거쳐 '코스모폴리탄'에서 약 10년간 피처에디터로 일했다. 여성의 삶과 관계를 다룬 칼럼으로 이름을 알렸고, JTBC '마녀사냥'으로 대중적 이미지를 얻었다. 그러다 상담심리학 석사, 불교·명상을 다루는 선학 박사로 학문적 무게를 더했다. 지금은 한양대 상담심리대학원 겸임교수로 일하며 '마인드풀니스 심리학'이라는 과목을 강의하고 있다.
곽 작가는 이 모든 여정을 "계획해서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니라, 눈앞에 다가온 일들을 하다가 그 일이 좋아지면서 여기까지 오게 됐다"라고 말했다.
곽 작가가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게 된 것도 전 연인의 우연한 한 마디 때문이었다.
"헤어지던 직전에 그에게 '나 이거 싫어하는 거 알잖아'라고 짜증을 냈더니, 그분이 '넌 맨날 다 싫지'라고 하더라고요."

곽 작가는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그 말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스스로 '기준이 명확한 사람', '좋고 싫음이 확실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사실은 "마음에 들지 않는 걸 먼저 찾는 사람"이었다는 걸 인정하게 된 순간이었다. 그 작은 시선의 변화가 곽 작가의 일·관계·자기 인식 전체를 흔들었다.
타인의 시선에 관한 생각도 마음공부를 하면서 바뀌었다. 한창 '마녀사냥'으로 유명해졌을 시기, 그는 대중의 시선을 선명히 느꼈다. 휴대폰 카메라가 자신을 향하는 듯한 불편함, 악플로 인한 마음의 상처. 그때는 도망치고 싶었지만, 지금의 마음은 다르다. 상처는 사라지지 않았지만, 시선만큼은 확실히 달라졌다.
"저를 싫어하는 분들만 모아서 한번 만나보고 싶어요.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 했을 거예요. 그런데 지금은 달라요. 저도 사랑받고 싶었던, 사랑받고 싶은 사람이고, 그분들도 사랑받길 원하는 사람들이잖아요."
'어웨어니스'를 쓰며 곽 작가는 자연스럽게 다음 행보도 떠올렸다고 말했다. 종교적 배경이 다른 한 지인과 함께, 마음이 힘든 사람들을 위한 워크숍과 봉사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곽 작가는 정신과 진료나 약물치료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그 이전에 사람들이 스스로 마음을 바라볼 수 있는 '자립의 힘'을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마음이 너무 힘든데 도움받지 못하는 분들이 있잖아요. 그런 분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에요. 저는 강연을 잘하고, 지인은 워크숍 운영 같은 걸 잘하거든요. 그 두 가지를 합쳐보려 해요."
'어웨어니스'는 곽 작가가 쓴 아홉 번째 책이다. 이번 책을 쓰면서 책에 관한 생각도 조금 달라졌다.
"예전에는 책을 상품처럼 생각했어요. 사람들이 많이 읽을 만한 내용을 쓰려고 했어요. 그런데 이 책은 달라요. '제가 지금까지 이런 길을 걸어왔습니다'라는 선언처럼 느껴져요."
그는 스무 권까지 책을 채워보고 싶다는 바람도 조심스레 말했다. 하지만 '급하게 쓸 책'은 없다. 자신의 공부와 삶, 수행이 충분히 쌓였을 때만 펜을 잡겠다고 했다.
"제가 받은 게 많아서요. 이제는 그걸 좋은 방식으로 좀 나눠주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게 제가 좋은 사람이 되는 길인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