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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픽 쌤과 함께' 김선택 교수 'K-민주주의 민낯'
입력 2025-11-30 08:00   

▲'이슈픽 쌤과 함께' 김선택 교수(사진제공=KBS 1TV)
'이슈픽 쌤과 함께'가 김선택 교수와 ‘K-민주주의’의 민낯을 살펴본다.

30일 '이슈픽 쌤과 함께'에서는 ‘K-민주주의, 주인공은 누구인가’라는 주제로 강연이 펼쳐진다.

이날 '이슈픽 쌤과 함께'의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를 돌아보며, 우리 민주주의의 민낯을 드러낸 중대한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24년 12월 3일 일어난 비상계엄 선포는 1980년 5월 전두환의 쿠데타 이후 45년 만의 비상계엄 선포였다”고 짚으며, 우리가 스스로를 성숙한 민주주의 국가라고 믿어왔던 만큼 그 충격과 대가는 더 컸다고 말했다.

▲'이슈픽 쌤과 함께' 김선택 교수(사진제공=KBS 1TV)
김 교수는 영국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민주주의 지수를 예로 들며, 지난 1년 사이 한국의 민주주의 지수가 눈에 띄게 하락해 국가 이미지와 대외 신인도에 큰 타격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1987년 민주항쟁 이후 어렵게 쌓아온 민주주의에도 불구하고, 헌법과 계엄법에 정해진 요건과 절차를 무시한 비상계엄이 선포됐고 위헌적·위법적인 내용의 포고령까지 발표됐다는 점에서 “뼈아픈 성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김 교수는 “이 사태에서 희망의 근거 역시 발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비상계엄이 불법이라는 것을 즉시 판단하고 분노한 것은 그 누구도 아닌 우리 국민들이었습니다”라며 헌법과 법률의 세세한 조문을 다 알지 못하더라도 시민들이 본능적으로 ‘이건 잘못되었다’고 판단하고 국회 앞으로 모여들었다는 점을 조명한다. 그것이 결국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 감수성과 시민 역량은 결코 낮지 않다는 것이다.

▲'이슈픽 쌤과 함께' 김선택 교수(사진제공=KBS 1TV)
김 교수는 이번 계엄 사태를 계기로 ‘헌법기관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김 교수는 헌법기관이란 단지 헌법에 이름이 올라 있다고 해서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최고 기관으로서 어느 다른 기관에도 종속되지 않고, 헌법 규정에 근거해 직접 설치되며, 그 주요 권한이 헌법에 규정돼 있고, 국가의 방향을 결정할 만큼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요한 기관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준에 따르면 대통령, 국회, 대법원, 헌법재판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도를 대표적인 헌법기관으로 볼 수 있다고 정리했다.

그는 “국민만 국가를 위해 봉사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국가도, 국가 권력을 국민 대신 행사하는 국가기관도 국민에게 봉사해야 하는 거예요. 그런데 이번엔 거꾸로 됐습니다”라며 “이번 계엄 사태는 대한민국 권력기관, 특히 헌법기관들이 스스로를 돌아봐야 할 계기”라고 강조했다. 국민의 인권과 안전, 복지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국가이고, 그런 국가를 운영하는 것이 민주공화국의 주요 기관들인데, 정작 위기 상황에서 그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는 점을 뼈저리게 반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슈픽 쌤과 함께' 김선택 교수(사진제공=KBS 1TV)
김 교수는 인사혁신처가 공직자의 헌법교육을 의무화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그는 12·3 비상계엄과 같은 상황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혹은 발생하더라도 잘못된 상부의 지시를 거부할 수 있는 판단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며 “헌법교육이 필요한 사람들은 헌법기관 등 국가기관에 종사하는 공직자들, 그리고 헌법과 법률의 해석과 적용을 업으로 하는 법률가들에게 정말 필요하다”고 말했다. 단순히 헌법 조문을 외우는 수준을 넘어, 헌법이 실제로 권력을 제한하고 통제하는 기준이라는 인식이 공직사회 전반에 자리 잡아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사태 속에서 드러난 시민들의 역할을 특히 높이 평가했다. 세금을 내고 군대에 가서 국가를 유지시키는 것은 국민인데, 국가기관을 담당하는 엘리트들의 잘못으로 인해 오히려 국민들이 위기에 빠진 국가를 지켜내고 민주주의까지 지켜내야 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우리 국민의 수준과 역량이 얼마나 민주적이고 훌륭한지 여실히 보여준 것이 이번 계엄 사태로 얻은 가장 큰 자산이자 희망의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12·3 계엄이 촉발한 민주주의 위기 상황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를 정리했다. “이번 12·3 계엄으로 촉발된 민주주의 위기 상황에서 자각한 시민의 힘을 깊이 경험했습니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집단 지성의 힘을 우리 국민이 보여줬습니다”라고 평가했다. 또한 정치의 양극화, 소득의 양극화 등 한국 사회 곳곳에 존재하는 극단적인 대립을 완화하고 국민 통합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도 시민의 힘이 앞으로도 계속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김선택 교수가 전하고자 한 메시지는 분명하다. 12·3 비상계엄은 우리 민주주의의 취약함과 동시에 그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시민의 힘을 함께 드러낸 사건이며, 헌법기관과 국가 권력이 국민에게 봉사한다는 민주공화국의 기본 원칙을 다시 새겨야 할 때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