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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스타] '김부장 이야기' 이현균 "인사팀장, 그도 일하는 직장인"(인터뷰①)
입력 2025-12-04 00:00   

▲배우 이현균(사진제공=빅보스엔터테인먼트)

이현균은 '김부장 이야기'에서 인사팀장을 연기하며 주인공 김낙수(류승룡)만큼이나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현균이 연기한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이하 김부장 이야기) 속 인사팀장 최재혁은 드라마 방영 내내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누군가는 "실제로 저런 팀장 있다"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누군가는 비현실적인 캐릭터라고 했다. 반응은 엇갈려도, 한목소리로 이야기하는 것이 있었다.

"인사팀장 저 배우, 연기 참 잘한다."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에서 인사팀장 최재혁을 연기한 배우 이현균(사진제공=SLL, 드라마하우스, 바로엔터테인먼트)

JTBC 토일드라마 '김부장 이야기'는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한 모든 것을 한순간에 잃어버린 중년 남성 김낙수가 긴 여정 끝에 마침내 대기업 부장이 아닌 진정한 본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드라마 종영에 맞춰 서울 마포구 비즈엔터를 찾은 이현균은 '김부장 이야기', 그중에서도 자신을 향한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이 의외였다고 털어놨다. 주변에서 "너 반응 좋더라", "인사팀장이 화제인 거 알고 있냐" 등의 이야기를 들었단다.

이현균이 처음 '김부장 이야기' 대본을 받았을 때 인사팀장 최재혁에게 느낀 건 '센 말투'였다. 대사 하나하나가 강하고, 에너지가 높고, 단정한 문장들이 이어지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조현탁 PD와 대본을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며 최재혁에 대한 해석이 달라졌다.

"말 한마디가 세서 그렇지 원래 강한 사람은 아니더라고요. 인사팀장 자리에 앉아 있으니까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 거였죠. 최재혁 역시 김낙수 부장처럼 자기 일을 하는 사람이었던 거예요. 그래서 말이 조금 세게 나갈 수도 있는 거고요."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에서 인사팀장 최재혁을 연기한 배우 이현균(사진제공=SLL, 드라마하우스, 바로엔터테인먼트)

이현균은 최재혁을 악역처럼 보이지 않게 하려 애썼다. 인사 직군 자체가 이미 차갑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었다. 대본이 그 사람의 자리와 상황을 충분히 말해주고 있으니 굳이 날카롭게 보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김 부장과 대립하는 인물로 제가 나오지만, 그렇다고 해서 최재혁을 나쁜 사람처럼 연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이 사람이 최선을 다해서 일하고 있다는 걸 어떻게 표현해줄 수 있을까, 그쪽에 더 집중했죠."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그는 김낙수에게 희망퇴직을 만류하는 장면을 꼽았다. 김낙수는 인사팀장에겐 애당초 해고 대상이었고, 한직으로 몰아 자기 발로 나가게끔 등을 떠밀었던 사람이다. 그런데 막상 김낙수가 퇴사하겠다고 했을 때 최재혁은 만류했다. 이현균은 그 과정이 본 방송에선 빠른 템포로 이어지지만, 현장에선 그 감정선을 하나하나 밟아가며 길게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최재혁 입장에서도 아산공장에서 20명을 자르지 못하면, 자기 입지에 오점이 남는 거니까 김 부장을 최대한 설득해야 했던 거죠. 그는 끝까지 자기 일을 한 거예요."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에서 인사팀장 최재혁을 연기한 배우 이현균(사진제공=SLL, 드라마하우스, 바로엔터테인먼트)

김낙수에게 최재혁이 아산공장 해고자 명단을 추리게 했던 진짜 이유가 밝혀진 순간, 류승룡에게 멱살을 잡혔던 순간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대본에 없던 움직임이 현장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류승룡 선배님이 제 멱살 잡고 나서 놓고 확 뒤를 도셨어요. 그게 대본에는 없었는데, 그 뒷모습을 바라본 순간 '인사팀장'으로서 뭔가 확 느껴지더라고요. 개인으로서 감정이 올라오는 걸 누르고, 인사팀장으로서 당신의 처지가 이렇고, 내가 제안한 미션을 수행하는 게 최선이라는 걸 잘 설명해줘야겠다는 쪽으로 흘러갔죠."

그래서일까. 어떤 시청자들은 '최재혁 정도면 착한 인사팀장'이라고도 했다. 이런 반응에 이현균은 미소를 지었다.

"'인사팀장'이라는 직무가 그렇게 하는 직무더라고요. 시청자들이 그저 최재혁은 끝까지 자기 일을 한 사람이었다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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