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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스타] '김부장 이야기' 하서윤 "권송희, 내면의 힘에 끌렸다"(인터뷰①)
입력 2025-12-10 12:00   

▲배우 하서윤(사진제공=프레인TPC)

‘김부장 이야기’ 속 하서윤은 ‘주머니 속의 송곳’이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다. 2023년 디즈니플러스 ‘최악의 악’에서 강남연합 보스 기철(위하준)의 동생 민주로 잠깐 등장해 눈도장을 찍은 그는 이후 tvN 사극 ‘세작, 매혹된 자들’의 비운의 왕비 중전 오씨, KBS2 주말드라마 ‘다리미 패밀리’의 씩씩한 경찰 송수지 등 서로 다른 장르를 오가며 연기 스펙트럼을 빠르게 넓혀왔다.

그리고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JTBC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김부장 이야기)는 배우 ‘하서윤’의 이름을 제대로 각인시킨 작품이 됐다. 극중 3년 차 사원 권송희를 연기한 그는 당차고 솔직한 신입사원의 에너지에 신인 배우 특유의 풋풋함을 더해 존재감을 분명히 드러냈다.

▲배우 하서윤(사진제공=프레인TPC)

최근 서울 마포구 비즈엔터를 찾은 하서윤은 '김부장 이야기' 속 3년 차 사원 '권송희'의 당찬 모습 그대로였지만, 그 이면에는 신인 배우 특유의 풋풋함과 연기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공존하고 있었다.

하서윤에게 '김부장 이야기'는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직장인의 애환을 하이퍼리얼리즘으로 그려내며 호평받은 이 작품에서 그는 할 말은 하고야 마는, 그러면서도 자신의 몫은 확실히 해내는 사원 '권송희' 역을 맡아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배우 하서윤(사진제공=프레인TPC)

권송희는 소위 'MZ 사원'의 전형처럼 비치기도 한다. 하지만 하서윤은 그 이면에 있는 '직업인으로서의 자부심'에 주목했다. 그는 처음엔 'MZ'라는 틀 안에서 캐릭터가 버릇없어 보일까 경계했다고 털어놨다.

"송희와 요즘 세대의 접점을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것'으로 잡았어요. 송희는 작은 부당함도 무던히 넘기지 않고 용기 있게 말할 수 있는 내면의 힘을 가진 친구예요."

극중 권송희는 김 부장이 허태환(이서환)의 진급을 챙겨주자면서 내년 인사고과는 확실히 챙겨주겠다고 말하자 "제가 일을 못 했나요?"라고 따진다. 하서윤은 사원이 부장에게 그렇게 말하긴 쉽지 않지만, 송희는 자신이 열심히 일했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항의할 수 있었다고 해석했다.

▲배우 하서윤(사진제공=프레인TPC)

"연기하면서 저도 송희에게 많이 배웠어요. 저 역시 예전보다 제 의견을 솔직하게 말할 수 있게 됐달까요."

직장 생활 경험이 전무한 하서윤에게 '대기업 사원'이라는 옷을 입는 건 쉽지 않은 과제였다. 그는 친구들과 부모님께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디테일을 채워나갔다.

"아버지가 직장 생활을 하고 계시거든요. 정말 헤드셋을 끼고, 슬리퍼를 신고 일하는 사람이 있는지 여쭤봤어요. 그랬더니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송희가 너무 비현실적인 캐릭터일까 봐 걱정했는데, 걱정을 한시름 내려놓을 수 있었어요."

▲배우 하서윤(사진제공=프레인TPC)

촬영장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김 부장' 역의 류승룡과의 에피소드였다. 극 중 권송희는 부하 직원에게 책임 회피를 하는 김 부장을 원망 섞인 표정으로 바라보는 장면이 있는데, 류승룡이 "송희는 나를 너무 째려본다"라고 농담을 던져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카메라 뒤 하서윤의 눈빛은 '째려봄'이 아닌 '존경'이었다. 대선배의 연기를 놓치지 않으려던 신인 배우의 진심이 그렇게 오해(?)받은 것이다.

"류승룡 선배님은 극 전체를 바라보는 시선과 이끄는 힘이 대단하세요. 나중에 선배님처럼 후배들에게 존경의 시선을 받는 선배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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