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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영 칼럼] 법조인이 바라본 유퉁 결혼의 명암
입력 2017-03-15 10:23   

▲유퉁(출처=유퉁)

유퉁이 사실혼 관계에 있던 33세 연하의 부인과 8번째 결혼을 발표했다. 정서상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8번째 결혼이고, 게다가 그 상대가 나이 차가 많이 나는 젊은 외국인 여성과의 반복된 결혼, 아울러 아직 전부인과 법적으로 이혼이 성립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두고 사람들의 악플이 쏟아져 유퉁은 그 충격으로 입원까지 했다. 유퉁은 현재 악플러를 고소하며 강경 대응을 선언한 상태다.

먼저 과거 한 CF에서 화제가 됐던 문구를 보자. “어떻게 사랑이 그리 쉽게, 8번이나 변했냐”고 유퉁에게 물을 수 있지만, 사람의 마음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할 수 있어서 “왜 마음이그리 쉽게 변했냐”를 두고 유퉁에게 비난을 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물론 단순히 교제하던 관계가 아니라 혼인에 이른 경우에는 법적으로, 사회적으로 가해지는 책임과 의무가 있어서 쉽게 관계를 정리하고 다른 사람과 인연을 맺는다는 것이 아직은 우리 사회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면이 있다. 유퉁이 8번째 결혼에 이르는 동안, 여섯 번째 아내가 될 사람과의 결혼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전 4명의 아내들과의 이혼은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법적인 문제가 없이 정리된 듯 하다. 막상 유퉁과 결혼했던 아내가 아닌 이상 남들보다 많은 혼인경험을 두고 비난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법적으로 결혼은 두 사람의 혼인신고에 의해 비교적 쉽게 이루어지지만, 이혼에 이르는 과정은 두 사람의 의사합치가 이루어지더라도 쉬운 과정이 아니다. 두 사람 사이에 미성년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친권자 및 양육자의 지정도 이루어져야 하고, 자녀의 복리를 위해 양육비에 대한 책정도 이루어져야 하며, 이혼으로 인해 상처받을 자녀를 생각해서 자녀양육안내 등 교육과정을 거쳐야 이혼이 이루어질 수 있다. 여기에 두 사람의 이혼의사가 합치되지 않거나, 위자료, 재산분할, 친권자 및 양육자의 지정, 양육비 등에 있어 이견이 있다면 재판을 해야 한다. 유퉁의 법적인 아내로 혼인관계증명서에 기재된 사람은 5명에 이른다. 유퉁은 “이혼하자고 하였으나 미성년자녀(12세)가 있어서 법적인 정리를 하지 못한 상태로 여섯 번째 아내와 사실혼관계에 접어들게 되었고 여섯 번째 아내와의 사이에서도 현재 7살에 이르는 미성년자녀를 두게 됐다”고 발언했다.

우선, 유퉁이 여섯 번째 아내와 결혼식 자체를 올리는 것은 자유이나, 현재 법적으로 부부는 될 수 없다. 자녀가 7세에 이르렀기에 비록 후혼인 여섯 번째 아내와의 결혼도 보호가치가 있다고 볼 수도 있으나, 전혼이 이혼에 이르지 않았기에 이번에 유퉁이 올리는 8번째 결혼식은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없다. 이는 ‘중혼적 사실혼’에 해당한다. 한국은 일부일처제를 인정하고 있기에 전혼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진 후혼은, 전혼이 사실상 이혼상태에 이르렀다고 보지 않는 한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없다. 그토록 사랑이 소중하다고 외친 유퉁이지만, 사랑하는 아내에게 자신에 대한 법적인 권리를 쥐어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기네스에 오를 정도로 몇 회의 결혼을 하던, 그것은 이제 개인의 자유의 영역이기에 도덕적인 비난을 받을 수는 있어도, 법적인 제재가 가해질 수는 없다. 그러나 법적으로 정리되지 않은 혼인관계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다시 후혼을 만드는 것은 전혼 아내에게도, 전혼자녀에게도, 지금 사랑하고 있는 여섯 번째 아내에게도, 그 자녀에게도 상처를 줄 여지가 있다.

일생동안 8번 결혼을 하는 만큼 뜨거운 사랑과 열정을 보여주고 있는 유퉁이, 법적으로도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그래서 “그의 뜨거운 사랑과 열정”으로 인해 상처를 받는 또 다른 사람이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장세영 변호사(법률사무소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