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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ON' 인천 배다리 골목 '다 괜찮아'ㆍ상수동 '프로젝트 하다'…요일가게, 공간문제의 대안 될 수 있을까?
입력 2020-09-19 23:40   

▲'다큐ON'(사진제공=KBS 1TV)
'다큐ON'이 인천 배다리 골목의 요일가게 '다 괜찮아'와 상수동의 요일가게 '프로젝트 하다' 등을 통해 공간에 대한 다른 가능성을 찾아본다.

19일 방송되는 KBS1 '다큐ON'에서는 고가 임대료 빌딩숲 길모퉁이 작은 상점에서 벌어지고 있는 ‘공간 실험’을 통해 우리 시대 공간문제 대한 하나의 해법을 모색해 본다.

금싸라기 ‘부동산 공화국’ 대한민국. 임대료는 연일 천정부지로 치솟고 최근 5년간 개인사업자 신규 창업 대비 폐업 비율이 2018년 기준 72.2%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 되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낮과 밤, 혹은 요일에 따라 서로 다른 간판을 내 거는 가게가 있다. 이름 하여 ‘요일 가게’다.

이곳은 초보 창업자들이 자신의 아이템에 대한 사업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실험실이자, 기회를 얻고 또 그것을 발전시킬 수 있는 ‘꿈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

◆인천 배다리 골목의 ‘수상한 가게’

인천 배다리 골목 인근에 수상한 가게가 들어섰다. 그리 넓지 않은 39㎡(약 12평) 공간에 요일마다 간판이 바뀐다. ‘월요일-극장’, ‘금요일-소설창작 수업’, ‘토요일-카페’, ‘일요일-옷가게’ 등.

직종도 다양하고 사장님들의 연령도 다양하다. 그래서 이 가게의 이름은 '다 괜찮아'. 1956년에 지어진 낡고 허름한 건물을 개조해 새로운 형식의 요일가게를 만든 사람은 권은숙(54) 씨다.

1994년부터 시작된 요일가게 '다 괜찮아'에는 임대료 걱정 없이 자신의 가게를 운영해 보고 싶은 수많은 사장님들이 다녀갔다. 이 낡고 허름한 요일 가게 '다 괜찮아'는 지난 6년 동안 어떤 성과를 내고 있을까. 인천 변두리 작은 골목에서 시작된 ‘요일가게’라는 실험은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다큐ON'(사진제공=KBS 1TV)
◆꿈의 인큐베이터

서울 상수동에도 또 다른 요일가게가 있다. 이곳에서는 낮과 밤 혹은 요일에 따라 서로 다른 셰프들이 자신의 상호를 걸고 식당을 한다. 이곳에서 식당을 시작하는 셰프들은 대부분 값비싼 임대료 때문에 자신의 사업장을 내지 못했던 사람, 사업 아이템은 있으나 그것의 실현 가능성을 확인해 보고 싶었던 사람, 창작요리 연구 개발자로서 고객과 만나는 장이 필요한 사람 등이다.

디자인 스튜디오를 개조해 이 공간을 처음 시작한 정다운(40)씨는 이곳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게 하는 공간 첫출발하는 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 그럼으로써 0에서 1이 될 수 있는 발판이 되었으면 한다“라고 말한다.

청년들에게 요일 가게는 사업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실험실이자, 기회를 얻고 또 그것을 발전시킬 수 있는 ‘꿈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월 요일가게 '프로젝트 하다'는 문을 닫았다. 지난 2015년 이후 수많은 청년들의 ‘꿈의 인큐베이터’이자 초보 창업가들이 새 출발을 위한 ‘발판’으로 삼았던 곳. 이곳을 거쳐 간 셰프들 중에는 실제로 확장된 식당을 내고 독립한 경우도 있다.

이곳을 기획한 정다운(40) 씨도 또 다른 확장과 성장을 위해 '프로젝트 하다'의 간판을 떼기로 결정했다. 그는 또 어떤 곳에서 어떤 방식의 공간 실험을 시도할 것인가. 이곳에서 자신의 꿈을 검토하고 키워가던 청년들은 천정부지 고가 임대료 빌딩 숲에서 또 어떻게 ‘희망 플랫폼’을 만날 수 있을 것인가.

요일가게는 어떤 의미에서 일반적인 부동산 소유개념과는 반대의 방향성을 실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비싼 건물이나 공간을 개인의 재산증식 수단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그 공간을 나누고 공유함으로써 값비싼 임대료의 부담을 좀 더 가볍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모색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