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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인터뷰] '미션 파서블' 박지연, 소금 같은 배우가 된다는 것
입력 2021-03-05 13:00   

▲배우 박지연(사진제공=에스더블유엠피)
"누군가 나를 필요로 하고, 연기할 수 있음에 항상 감사해요."

지난달 17일 개봉한 영화 '미션 파서블'은 선입금 후업무 흥신소 사장 우수한(김영광)과 열정 충만 비밀 요원 유다희(이선빈)가 무기 밀매 사건 해결을 위해 전략적으로 공조하다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코믹 액션 영화다.

'미션 파서블'에서는 주인공 우수한(김영광)의 과거와 연관돼 우수한의 숨겨진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도두호 엄마'가 등장한다. 아픈 아들에 대한 애틋한 모성애를 보여주며 경찰로서의 책임감도 잃지 않는 인물을 연기하며, 관객들의 몰입도를 더욱 높여준다.

▲배우 박지연(사진제공=에스더블유엠피)

누군가는 작은 역할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가 없다면 '미션 파서블'의 서사는 어딘가 부족해보일 것이다.

배우 박지연은 올해로 연기에 입문한 지 16년이 됐다. 본격적으로 영화에 출연하게 된 것은 2009년부터다. 그동안 그가 출연한 영화는 단편까지 약 100여 편에 달한다.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지만 그의 이름까지 아는 사람들은 아직 많지 않다.

하지만 박지연은 '미션 파서블'에서 연기했던 '도두호 엄마'처럼 어떤 작품에서든 꼭 필요한 배우다. 드라마와 영화 속 소금 같은 존재로 '이야기의 맛'을 살리는 배우 박지연이 비즈엔터와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미션 파서블' 스틸컷(사진제공=(주)메리크리스마스)

Q. 영화 개봉 후 박스오피스 1위에도 오르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 '미션 파서블'에 함께한 소감이 궁금하다.

박지연 : 개봉할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그런데 개봉 당일 2021년 한국영화로는 처음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는 소식을 듣고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코로나19로 조심스러운 시기인데도 불구하고 극장을 찾아주신 많은 관객들께 정말 감사드린다.

Q. '미션파서블'에는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박지연 : 김형주 감독이 먼저 연락을 주셨다. 개인적으로 학교 선배인데 2007년에 '초감각커플'이라는 영화를 연출할 때, '티격태격 커플녀'로 잠깐 출연한 적이 있었다. 그 이후로 10년만에 김형주 감독의 영화에 출연하게 된 거다.

연락이 닿은 뒤에 그동안 내가 출연했던 작품들을 보고, 시나리오를 보내주셨다. 그렇게 캐스팅돼니 더욱 책임감이 생기더라. 나를 믿고 한 역할을 맡긴 거니까 더 열심히 연기에 임했던 것 같다.

Q. '도두호 엄마' 역에 녹아들기 위해 중점을 두고 노력한 부분은 무엇인가?

박지연: 도두호 엄마는 '우수한(김영광)'의 아픈 손가락이니 어떻게 하면 그 사람 자체로 보여질까 고민을 많이 했던 거 같다. 수한이가 책임감을 느끼는 인물로 관객들에게 보일 수 있었다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미션 파서블' 스틸컷(사진제공=(주)메리크리스마스)

Q. 이성적이고 냉철함도 지녀야 하는 경찰과, 모성애 있는 어머니 역할을 모두 소화했어야 했는데 각각 어떻게 캐릭터에 녹아들었나?

박지연 : 마인드 컨트롤이었다. 나는 한 아이의 엄마다. 속으로는 내가 단단해야 한다. 무너지면 안 된다. 살아야 한다. 이런 마음을 연기하는 내내 가졌다. 경찰관이라고 해서 애써 씩씩하거나 강한 척 하고 싶진 않았다.

경찰은 직업일 뿐이고 일할 때 충실하면 되는 것이고, 내가 맡은 역할은 아들 두호가 삶의 이유였다. 내가 지켜야 하는 존재, 엄마로서 살아가는 것이 중요했다. 그래서 배역 이름도 '도두호 엄마'였다. (웃음)

Q. 유쾌한 영화만큼 촬영 현장도 유쾌했을 거 같다. 함께한 배우들과의 호흡도 궁금하다.

박지연 : 촬영장 분위기는 정말 좋았다. 난 '우수한'과 아들 '두호'하고만 호흡을 맞췄는데 연기적으로 편했어요. 김영광은 우수한 그 자체더라. 하지만 나는 영화에서 유일하게 진지함을 담당했기 때문에 현장에서는 말을 많이 아꼈다. 아무래도 촬영하면서 너무 편하게 지내는 것보다 적당히 거리를 두는 게 연기에도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김영광은 이번 현장에서 처음 만났는데 이야기 나누다보니 한양대 동문이었다. 학교를 같이 다닌 적은 없지만 촬영 중간중간에 학교에 대한 이야기 나눴다.

Q. 영화에 대해 들었던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무엇이었나?

박지연 : 경찰이라고 해서 씩씩하고 다 카리스마 있는 건 아니니까 힘을 빼고 연기했다. 그런데 너무 힘을 빼고 연기했나 싶었다. 기운이 없어 보인달까? 하하. 그런데 오히려 힘을 뺀 부분이 훨씬 식상하지 않고 신선해서 좋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느꼈다. 물론 관객에 따라 다양한 의견 차이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영화 '미션 파서블' 스틸컷(사진제공=(주)메리크리스마스)

Q. '방법', '유령을 잡아라', '루비', '미션 파서블' 등 다양한 장르와 역할로 대중들을 만나고 있는데, 또 도전하고 싶거나 하고 싶은 캐릭터나 장르가 있다면?

박지연 : 이창독 감독의 '오아시스'를 최고의 멜로영화라고 생각한다. 사랑스럽고 아프며, 따뜻한 사랑 영화다. 그런 삶을 이야기하는 작품은 언젠가 꼭 하고 싶다.

한편으론 요즘 SF 장르물이 많아지고 있는데, 한번도 접해보지 못한 장르라서 출연하게 된다면 큰 도전이 될 거 같다. 상상력도 풍부해야 할 거 같고, 많은 훈련이 될 거 같다. 어렵지만 재미있을 거 같아요.

하지만 지금은 모든 작품이 내게 도전이다. 어떤 작품이든 다 기꺼이 도전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웃음)

Q. 대중에게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박지연 : 믿음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 작품 안에서 그 인물 자체로만 보이고 싶다. 내가 연기한 인물을 보며 관객들이 함께 기뻐해주고 아파해주고 화가 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거기에 그 인물이 사랑까지 받게 된다면 그건 정말 행운이지 않을까.

배우는 작가가 쓴 작품에 인물을 창조해내는 도구라고들 하는데 도구로서 건강한 육체와 정신을 갖고 있는 것도 중요한 거 같다. 건강한 배우. 믿음을 주는 배우로 대중들이 기억할 수 있도록 분발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