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방송되는 KBS '이웃집 찰스'에서는 할아버지로부터 시작된 한국과의 인연이 손녀 일라이다에게까지 전해진 운명 같은 이야기를 만난다.
일라이다는 부모님 모두 튀르키예 사람으로 독일에서 태어난 튀르키예계 독일인이다. 그녀는 집에서는 튀르키예인으로 사회에서는 독일인으로 자라며 고민이 많았다. 어릴 적부터 “너는 어느 나라 사람이야?”라는 질문을 받았던 탓에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일라이다를 괴롭혔다. 어디에서도 온전한 소속감을 느낄 수 없었던 그녀지만 한국에서 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현충일을 앞두고, 일라이다가 남자친구와의 데이트 장소로 선택한 곳은 용산전쟁기념관이다. 남다른 데이트 장소를 선택한 이유는 바로 그곳에 할아버지 사진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일라이다의 친할아버지는 한국전쟁 튀르키예군 참전용사이다. 할아버지의 사진이 있어서인지 일라이다는
전쟁기념관에 방문한 게 벌써 10번이 넘는다. 그중에서도 가장 잊을 수 없는 건 2018년도 첫 방문 때이다.
일라이다는 부모님과 만나지 못한 지 2년 가까이 되었다. 코로나19로 막혀 있던 하늘길이 열리며 오랫동안 기다렸던 시간이 찾아왔다. 드디어 부모님이 한국에 오시게 된 것이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나게 된 일라이다와 부모님. 만나자마자 눈물부터 흘리는 감성적인 가족이다.
계획형 J답게 부모님이 머물 2주 동안의 여행 계획을 꼼꼼하게 세운 일라이다. 특히 가장 신경을 쓴 여행지는 바로 부산이다. 해동용궁사부터 해운대까지 다양한 부산 코스 가운데, 일라이다 가족이 가장 가고 싶었던 곳은 유엔기념공원이다. 그 이유는 2002년 튀르키예군 참전용사 재방문 행사 당시, 할아버지가 찾았던 장소이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튀르키예군 참전용사들을 위해 기도를 올린 할아버지처럼 일라이다와 부모님도 한참 동안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