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간을 달리는 음원 차트 “죽은 노래 살려드려요”
입력 2016-09-01 08:14   

▲가수 한동근(사진=MBC)
묵힐수록 깊어지는 게 장맛이라면, 하루가 멀다 하고 바뀌는 게 유행이다. 오늘 뜨지 않으면 내일의 생존 가능성은 대폭 낮아지는 것이 이곳 음악시장의 생리. 그러나 이러한 불문율을 깨고 ‘역주행’이란 신화를 이뤄낸 인물들이 있다.

◇ 탈TV 시대? 음악 시장 영향력 ‘유효’

가수 한동근은 지난 8월 2년 전 발표한 데뷔곡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로 각 온라인 음원차트 1위를 휩쓸며 새로운 역주행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소속사 관계자는 “MBC ‘듀엣가요제’ 방송이 역주행의 기폭제가 됐다. 일반인 커버 영상, MBC ‘라디오스타’ 등을 통해 얻은 관심이 ‘듀엣가요제’를 계기로 폭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에 비해 TV의 파급력이 약해졌다고는 하지만, 음악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여전히 주효하다. MBC ‘복면가왕’, SBS ‘판타스틱 듀오’ 등의 경연 프로그램은 차트 역주행의 일등 공신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5월에는 비투비 육성재가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정준일의 ‘안아줘’를 부르면서, 해당 곡이 발매 5년 만에 음원차트 1위에 오르는 기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가수 김나영(사진=KBS)

◇ 인기는 SNS를 타고

반면 SNS는 가장 최근 등장한 마케팅 채널이다. 지난해부터 빠른 속도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올해 초 각종 차트 1위를 휩쓸며 ‘음원 신데렐라’로 불렸던 김나영은 페이스북 내 세로 라이브 콘텐츠를 통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제는 정주행의 아이콘이 된 백아연도 지난해 ‘이럴 거면 그러지 말지’ 세로 라이브 영상으로 주목받기 시작해 역주행에 성공한 사례다.

한 가요 관계자는 “SNS를 통한 콘텐츠 파급력이 상당하다. 특히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다는 점에서 음악시장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여지가 많다”면서 “워낙 구독자 수가 많은데다가 모바일을 통한 콘텐츠 소비 방식과도 부합해 가요 관계자들 사이에서 각광받고 있다”고 전했다.

▲EXID(위), 여자친구(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 열심히 노래한 당신, 찍혀라

‘직접 찍은 영상’이란 의미의 직캠은 지난 몇 년 사이 대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가장 큰 공을 세운 인물이 바로 EXID. 대표곡 ‘위아래’는 발매 당시 일주일도 안 돼 차트에서 ‘광탈’했으나, 하니의 ‘직캠’이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으며 결국 차트 1위에 올랐다.

여자친구는 빗 속 투혼이 ‘직캠’을 통해 빛을 본 팀이다. 지난해 ‘오늘부터 우리는’ 활동 당시, 비를 맞으며 무대를 소화하는 모습이 팬들의 ‘직캠’을 타고 알려졌다. 일곱 번 넘어지면 여덟 번 일어나 무대를 마치는 끈기에 대중은 감복했고 이는 곧 ‘오늘부터 우리는’의 역주행으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