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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엔 콧노래 부르는데 시무룩한 카카오…시너지 어디로?
입력 2016-10-18 10:16    수정 2016-11-10 08:45

인수 10개월…3분기 상반된 실적 전망

코스닥 상장사 카카오의 실적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1월에 1조8700억 원을 투자해 인수한 로엔의 실적 상승에도 불구하고, 시너지 효과가 가시화되지 못하자 우려를 낳고 있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와 로엔은 올해 3분기 상반된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연결기준 매출액 3765억 원, 영업이익 227억 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반면, 로엔은 매출액 1054억 원, 영업이익 206억 원으로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권윤구 동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네트워크 광고 구조조정의 영향이 이어지며 역성장이 지속하고 있다”며 “O2O의 매출 성장이 크지 않고 인건비, 마케팅비가 증가함에 따라 영업이익률이 6.0%에 그칠 전망이다”고 판단했다.

카카오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각각 64.0%, 40.2% 급등했다. 하지만 올해 2분기부터 연결 실적에 로엔의 실적이 포함됐기 때문에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큰 의미가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2016년 2분기부터 로엔의 영업이익 200억 원 이상이 카카오 실적에 반영된 것을 감안하면, 2016년 1분기 이후 기존 카카오 수익성은 크게 악화된 상황이다.

카카오는 1월, 로엔을 인수하기 위해 1조8700억 원의 거액을 투자했다. 당시 카카오는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7500억 원을 유상증자로 조달했고, 금리 2.36%의 6개월 단기 차입금 8000억 원까지 마련해 무리한 투자가 아니냐는 지적도 감수해야 했다.

그럼에도 국내 모바일 메신저 1위 사업자인 카카오와 음악서비스 1위 플랫폼인 멜론을 보유한 로엔의 시너지 효과에 기대감은 계속됐다. 로엔 인수 후 카카오는 음원 유료 서비스뿐만 아니라 동영상 분야도 확장할 예정이었으며, 카카오의 플랫폼과 로엔의 음악콘텐츠 결합이 시너지 효과를 기대케 했다.

하지만 증권업계는 카카오가 로엔을 인수한 지 10개월이 지났지만, 실적 상승에 영향을 줄 사업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시장의 관심을 모았던 멜론의 음원시장 점유율 독점도 지지부진한 상태라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카카오는 로엔에 투자한 거액의 가치를 아직은 뽑아내지 못하고 있다”며 “로엔이 지난달 모바일 멜론 앱을 카카오와 연동 시스템으로 개편했지만, 편리성을 강화했을 뿐 실효성은 약하다”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카카오가 신규 사업인 O2O의 수익성 개선과 카카오톡 광고 수익모델 추가 등 내부 단속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로엔과 신사업을 구상할 여력이 없다. 김창권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카카오의 4분기 역시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며 “게임 퍼블리싱 사업에서 광고비 집행이 예정되어 있고, 5월과 7월에 각각 시작한 카카오 대리운전, 헤어샵 등 신규 O2O 사업 마케팅 활동도 예정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증권업계의 또 다른 일각에서는 4분기 및 내년부터 카카오와의 시너지 효과를 실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톡 이모티콘 등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상당수 유료 가입자의 가격 인상 동의를 얻어낸 것으로 추정한다”며 “실질적 가격 인상은 12월∼내년 1월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또 “카카오와 멜론 ID 연동을 통해 의미 있는 트래픽을 창출하고 있으며, 카카오톡 내 멜론 노출 확대를 통한 유료 가입자 성장 및 카카오페이를 통한 비용 절감 역시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