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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공유 차 타볼까?" "올 휴가는 '뭉쳐야뜬다' 패키지로"…방송 PPL의 파급력
입력 2017-02-24 08:55   

▲'도깨비'-'뭉쳐야 뜬다' 포스터(CJ E&M-JTBC)

방송을 통한 기업들의 PPL(product placement, 간접광고) 활용은 매출 뿐 아니라, 관련 업계까지 호황을 누리는 경제적 파급 효과를 낳는다. 대박 드라마, 인기 예능의 흥행 성과 지표에 광고 완판, PPL 참여 기업의 매출 증대 등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처럼, 콘텐츠와 광고와 결합될 때 직접 광고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이처럼 시청자들은 예비 소비자다. 방송에 녹아든 상품을 접하며 자연스럽게 구매에 대한 관심을 키운다. 올해 이런 관심이 가장 지대했던 프로그램은 단연 tvN 드라마 ‘도깨비'다. 드라마를 향한 신드롬급 인기 덕분에 관련 업계가 호황을 누렸다. 공유, 김고은의 판타지 로맨스를 부각시킨 캐나다 퀘백의 여행 상품 문의부터 공유가 탄 자동차, 배우들이 즐겨 마신 음료 등 ‘도깨비’에 제작을 지원한 기업들이 PPL 대박을 거뒀다.

단적인 예로 공유가 김고은을 태운 차는 광고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과거 CF의 전유물이던 자동차 광고는 드라마 속 주인공의 차로 등장 시켜 더욱 큰 관심을 얻고 있다. 공유 차로 불리는 해당 브랜드는 명품 수입차 브랜드 마세라티가 출시한 SUV 르반떼 S이다. 1억 6800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차이지만, 드라마 흥행으로 판매량은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마세라티 공식 수입사 FMK 송진우 마케팅 차장은 비즈엔터에 “드라마 방영 이후 마세라티 전시장으로 극중 등장 차량에 대한 고객 문의가 많이 늘었다. ‘도깨비’ 덕분에 판매량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초반 국내 물량으로 100대 정도만 판매 책정을 했는데, 수요가 많아 지속적인 추가 수입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뿐 아니라 중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에서도 ‘공유 차’를 찾는 이들이 크게 증가했다는 전언이다. 이 관계자는 “마세라티 아시아퍼시픽을 총괄하는 곳이 홍콩에 있다. 한국 측에 ‘인지도 확산에 기여해줘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전했다”고 밝혔다.

이런 PPL의 호황은 예능프로그램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예능에서 가장 PPL 특수를 누리는 곳 중에 하나는 여행 관련 업계들이다. tvN ‘꽃보다 할배’, ‘꽃보다 청춘’, ‘신서유기3’부터 JTBC ‘뭉쳐야 뜬다’까지 여행 예능이 계속되고 있다. 시청자들을 일상을 벗어나는 대리만족을 느끼고, 여행 정보에 웃음까지 가미된 최고의 가이드북 역할로 꾸준하게 관심을 보인다.

여행 예능프로그램은 중국, 유럽, 미국 등 다양한 나라를 소개하기 때문에 여행사는 저마다 제작비용을 지원해 상품 홍보에 활용하려 한다. 제작지원을 한 여행사 뿐 아니라 경쟁 업계 여행사들도 여행 예능프로그램에 나온 코스에 특별한 구성을 더한 다양한 여행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방송을 타고 나면, 관련 여행 상품 문의와 판매량이 상당히 증가하기 때문이다.

하나투어 홍보팀 조일상 과장은 “당사의 패키지 여행은 월 평균 증가율이 크지는 않았다. 다른 상품들은 전년 동 시점 대비 20~30% 성장률을 보이는데, 패키지 여행은 대부분 한 자릿수에 그쳤다. 현재도 예약이 진행 중이지만, ‘뭉쳐야뜬다’ 방송 이후 2월, 3월 증가율이 크게 늘었다. 작년 대비 전체 월평균 수요는 40% 증가했을 뿐 아니라, 패키지 여행은 2월 기준 16% 정도를 기록하며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고 밝히며 방송 광고를 통해 확인한 고무적인 성과를 알렸다.

특히 JTBC '뭉쳐야 뜬다'에서는 패키지 여행을 직접 경험하는 콘셉트로 소개한다. 자신의 스타일대로 감각적인 자유여행을 할 수 있는 상품에 관심이 많았던 젊은 층도 흡수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모두투어 홍보팀 원형진 팀장은 “‘꽃보다 할배’가 끝났을 때에는 중장년층의 개별 수요와 지역적 관심이 많았다. 현재 워낙 여행 업계가 호황 시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뭉쳐야뜬다’를 통해 어느 한 지역이 두드러진 효과를 본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패키지 여행에 대한 관심 자체는 확실히 증가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방송을 통한 PPL은 해당 상품 뿐 아니라 주변 상품으로까지 관심이 옮겨가는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불러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