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서 계속
그런데 최향의 그의 가수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트롯전국체전' 톱7에 들고, 가수로서 장밋빛 미래를 기대했지만, 소속사 분쟁, 사기 사건 등에 휘말렸다. 힘든 일을 연이어 겪다 보니, 노래를 부르는 것이 그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대학생 때는 마음 편하게 노래를 불렀는데, 정작 가수가 되니까 노래를 부르는 게 행복하지가 않더라고요. 그래서 '트롯전국체전' 스핀오프 프로그램이었던 '트롯매직유랑단'이 끝나자마자 도망치듯 바로 고향인 전북 익산으로 내려갔어요."
고향에 돌아간 최향은 1년 가까이 노래를 듣지도, 부르지도 않았다. 게다가 코로나 팬데믹 시기였다. 특별히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1년 가까이 최향은 그냥 집에만 있었다.
팬들이 먼저 최향의 슬럼프를 알아챘다. 팬들은 비슷한 시기에 조명을 받은 가수들이 활발하게 활동을 하는 반면에 최향의 활동이 없는 것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했고, 그에게 뭔가 큰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눈치챘다. 행복하게 노래 부르는 최향을 그리워한 팬들은 최향을 위해 팬 미팅을 직접 열었다.
"팬들이 모두 제 부모님 뻘이에요. 당시 홍대의 한 소극장을 빌려서 MC부터 음향, 조명까지 모두 준비하고 제게 '오기만 하면 된다'라고 해주셨어요. 그래서 제가 직접 작가가 돼서 다양한 이벤트를 추가했고, 미니 콘서트로 규모를 키웠어요. 팬들과 즐겁게 지냈던 기억이 납니다. 이 자리를 빌어 팬들께 정말 감사했다고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어요."
팬들이 직접 개최해준 팬 미팅은 얼어붙었던 최향의 마음을 녹였다. 최향은 무기력하게 지난 1년을 보냈던 자신을 꾸짖었고, 팬들을 위해 다시 일어나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팬들에게 노래를 들려주기 위해서 혼자 열심히 돌아다녔어요. 지방 라디오나 행사, 공연 등 여러 스케줄을 소화했습니다. 그러다 '미스트롯3'가 끝나고 3월에 현 소속사인 장군엔터테인먼트와 계약했어요. 제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안정감이 생기더라고요. 회사 없이 활동할 땐 다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무언의 압박과 멸시, 무시도 많이 경험했는데, 이제는 보살펴주는 식구들이 생겼다는 느낌이 들어 행복해요."
최향은 자신의 20대는 '가수 최향'이라는 싹을 틔우는 과정이었다고 했다. 우여곡절 끝에 예쁜 싹을 틔웠으니, 30대에는 꽃봉오리를 피우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전보다 욕심이 많아졌어요. 전에는 가수가 노래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이었는데, 이제는 즐기면서 다양한 분야에 욕심내고 싶어요. 노래도 노래지만, 대중들에게 최향이라는 사람도 알려드리고 싶거든요. 어떤 예능이든 나갈 준비가 됐습니다. 하하."
최향의 신선한 시도는 이미 시작됐다. 지난 6월 팝송을 부르는 최향의 숏폼 영상을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다. 최향은 향후 트로트 말고도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부르는 자신의 모습을 팬들에게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트롯전국체전' 톱7까지 올라가서 나름 화려하게 데뷔했다고 생각하지만, 그 거품은 이제 다 빠졌다고 생각해요. 가수다운 모습은 전혀 보여준 적이 없어서, 이제부터 진짜 가수 최향을 대중들에게 보여드리려 해요. 싱어송라이터의 면모도 보여드리고, 좋은 음악 많이 들려 드려서 이미자, 심수봉 선생님들처럼 오랫동안 사랑받는 가수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