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방송되는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는 이준호, 김국희, 오마이걸 유빈이 이야기 친구로 함께한다.
이날 방송에서는 조용한 마을을 뒤흔든 신안 바닷속 유물의 정체와 유물들이 세상 밖으로 빛을 보게 되는 과정이 생생하게 공개된다.
1976년 1월, 전라남도 신안군 검산마을. 이곳은 몇 명의 어부들이 사는 작고 조용한 마을이다. 목포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 일을 하던 최평호 씨는 벌초를 하러 막 고향 신안으로 내려온 참이었다. 벌초가 끝나고, 형제들과 술 한잔을 기울이던 그는 형님에게서 뜻밖의 말을 듣게 된다. 어업을 하던 형님이, 얼마 전 뭔가를 건졌다는 것이다.
형님이 신안 앞바다에서 건진 건, 높이 44cm, 둘레가 65cm나 되는 큰 청자. 오묘하고 예쁜 자태에 보통 물건이 아니라 예상한 최평호 씨는 도자기를 신고하기로 한다. 군청 공무원의 도움으로 감정을 맡기고, 며칠 뒤 감정 결과가 나오자 최평호 씨는 물론이고 모든 사람이 깜짝 놀랐다.
무려 700년 전, 중국 원나라 때 만들어진 청자였던 것. 당시 10만 달러, 시가 3천만 원짜리로, 지금으로 치면 3억 상당의 도자기였던 셈이다. 알고 보니 마을에선 청자를 건져 올린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 소식을 들은 마을 사람들은 난리가 났다. 마을에 굴러다니던 개밥그릇과 재떨이가 3천만 원짜리 보물일 수도 있다는 것. 앞 바다가 비밀을 품은 거대한 보물 창고였던 것이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마을에 은밀히 찾아온 자들이 있었다. 그들의 정체는 다름 아닌 도굴꾼. 그들은 신안 앞바다에서 무려 117점을 도굴해, 한 점당 최대 500만 원에 팔다 검거됐다. 이 소식에 문화재관리국은 발칵 뒤집혔다.
도굴꾼으로부터 문화재를 지키기 위해 나선 이들은 관리국 직원과 문화재 전문 교수들이다. 하지만, 문화재 발굴에 일가견이 있는 그들도 신안 앞바다에 도착하자마자 얼어붙고 만다. 당시 해저에서 유물을 발굴한 사례가 한 번도 없었던 것이다. 고민 끝에 조사단은 해군 해난구조대, SSU에 도움을 요청한다. 하지만 유속이 험한 서해 바다, 망망대해에서 유물을 찾는 건 쉽지 않았다. 결국 발굴단은 최후의 방법을 쓰기로 했다.
특별한(?) 방법을 동원해, 대한민국 최초 해양 유물 발굴단은 바다로 나선다. 우여곡절 끝에 모습을 드러낸 첫 유물. 그런데, 바다에 들어갔다 나온 해군들이, 놀라운 이야기를 꺼냈다. 도자기에 엄청난 양의 엽전까지 유물을 쏟아내는 신안 앞바다. 대체 이 바다에서 유물이 잔뜩 발견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게다가 이 사실을 안 전국의 도굴꾼들은 신안 앞바다로 몰려들기 시작한다. 그렇게 유물을 지키려는 발굴단과, 훔치려는 도굴꾼의 긴 전쟁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