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아직도 병아리 배우인 걸요."
약 2년 전, 드라마 '슈룹'을 마친 뒤 만났던 배우 오예주는 자신을 배울 것이 더 많은 '병아리 배우'라고 칭했다. 최근 서울 마포구 비즈엔터에서 다시 만난 오예주는 여전히 자신을 '병아리 배우'라고 말했다. 지난해 디즈니플러스 '강남 비-사이드', tvN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 KBS 드라마스페셜 '발바닥이 뜨거워서'까지 다작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2024년은 오예주에게 있어 빛나는 한해였다. 글로벌 OTT 디즈니플러스 '강남 비-사이드'를 통해 장르물에 도전했고,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로 가슴 설레는 하이틴 로맨스를 보여줬다. 또 '발바닥이 뜨거워서'에선 처음 주연을 맡아 극을 온전히 끌어가기도 했다.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배우로서 깊이를 더하며,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오예주는 '2024 KBS 연기대상'에서 '드라마스페셜' 상을 수상하며 지난해를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오예주는 연기를 처음 시작했을 때의 두려움과 부담감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여전히 배울 것이 많지만, 처음 연기 세계에 발을 디뎠을 때와 비교했을 때 지금은 한 뼘 정도 성장했다고도 털어놨다.
"처음엔 모든 게 낯설고 무서웠어요. 연기가 좋아서 이 일을 시작했지만, 이 세계에서 내가 제 역할을 다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됐죠. 지금도 그 부담과 두려움이 있어요. 하지만 이제는 그런 부담감들을 제 연기에 활용하며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게 됐어요."
'강남 비-사이드'는 강남에서 사라진 클럽 에이스 재희(김형서)를 찾는 형사와 검사, 의문의 브로커, 강남 이면에 숨은 사건을 쫓기 위해 서로 다른 이유로 얽힌 세 사람의 추격 범죄 드라마로, 오예주는 극의 시발점이 되는 중요한 캐릭터 강예서 역을 맡았다.
오예주는 강예서의 극단적인 감정선을 소화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했다. 절친 재희가 사라진 뒤 모범생이었던 강예서가 천천히 엇나가는 과정을 시청자들에게 설득력 있게 보여줘야 했는데, 강예서의 서사에는 빈칸이 많았다. 오예주는 자신의 상상으로 빈틈을 채우면서, 캐릭터의 내면을 더 풍부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예서의 내면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예서가 마지막엔 강남 유흥가에 들어가 일하게 되는데, 그런 세계를 접해본 적 없으니 자료를 많이 참고했어요. 캐릭터가 가진 깊은 슬픔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고, 그걸 실마리 삼아 연기를 하니 캐릭터가 어둠에 스며드는 것도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에서는 앞선 두 작품과 다른 결의 연기를 선보였다.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는 원수의 집안에서 같은 날 같은 이름으로 태어난 남자 석지원(주지훈)과 여자 윤지원(정유미)이 열여덟의 여름 아픈 이별 후, 18년 만에 재회한 철천지원수들의 전쟁 같은 로맨스 드라마다.
이 작품에서 오예주는 18세 윤지원을 연기하며, 고등학생 석지원(홍민기)과 가슴 설레는 하이틴 로맨스의 진수를 보여줬다. 오예주는 풋풋한 첫사랑의 설렘을 담아내며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감정을 전달했다.
"'슈룹'에서 성남대군(문상민)과의 로맨스를 연기한 적 있지만, 현대극에서의 로맨스는 처음이었어요. 정말 해보고 싶었거든요. 윤지원과 석지원이 서로를 좋아하는데도 계속해서 엇갈리는 모습은 안타까우면서도 슬프더라고요. 이 작품을 하고 나니까 로맨스물에 대한 갈증이 더 심해졌어요. 아무래도 또 해야 할 것 같아요. 하하."
②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