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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동희의 스포트라이트] 이준혁, '어른 로맨스'는 이 남자처럼
입력 2025-02-13 12:00   

'좋거나 나쁜 동재'→'나의 완벽한 비서' 3개월 사이 두 번 '재발견'

▲'나의 완벽한 비서' 이준혁(사진제공=스튜디오S·이오콘텐츠그룹)
최근 불과 3개월 사이 두 번이나 시청자들로부터 '재발견' 연기자가 또 있을까.

바로 이준혁 이야기다. 그는 SBS 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에 출연하며 자신의 작품목록에 인생작 하나를 추가했다. 이 작품에서 그는 이혼 후 홀로 어린 딸을 키우고 있는 싱글 대디이자 서치펌 '피플즈'의 대표이사의 비서로 역할로 나와 이전 작품들과는 다른 매력으로 주목받았다.

이준혁은 이 드라마 이전 불과 3개월 전에도 여러 언론과 시청자들에게 '재발견‘이라는 평가를 이미 받은 바 있다. 지난해 11월 종영한 티빙 '좋거나 나쁜 동재' 종영 직후였다. 여기서 그는 '비밀의 숲' 시리즈로 익히 알려진 검사 캐릭터 서동재 역을 다시 한번 맡아 성공한 시리즈의 스핀오프 작품을 완벽히 자기만의 것으로 완성해 냈다는 평가를 끌어냈다.

▲'좋거나 나쁜 동재' 이준혁(사진제공=티빙)
이전 시리즈에서 조연 캐릭터였던 서동재는 이번 스핀오프에서 주인공으로서 진가를 제대로 보여줬다. 무엇보다 "서동재는 역시 이준혁이라 가능했다"라는 호평으로 재평가되었다.

'좋거나 나쁜 동재'의 이준혁이 이미 대중에게 알려진 서동재 캐릭터를 업그레이드 시킨 측면이었다면, '나의 완벽한 비서'의 이준혁은 이전 작품들과는 전혀 색다른 매력을 보여주었다.

먼저 이준혁은 주인공 유은호라는 캐릭터와의 100%에 가까운 싱크로율을 자랑했다. 유은호는 딸에게 따뜻한 아빠이자, 연인에게 로맨틱한 순애보를, 그리고 직장 동료들에게는 '완벽한 비서'의 면모를 갖춘 캐릭터. 마치 작가는 이준혁을 염두에 두고 미리 대본을 썼나 싶을 정도로 이준혁은 유은호 그 자체로 등장한다.

▲'나의 완벽한 비서' 이준혁(사진제공=스튜디오S·이오콘텐츠그룹)
하지만 드라마 방영 전에는 이준혁 캐스팅에 대한 물음표가 붙었던 것도 사실. 그의 과거 출연작들 때문이다. 이미 여러 작품에서 로맨틱한 연기에 익숙한 모습의 한지민과는 달리 이준혁에게 로맨스는 조금 낯설었다. 특히 실제 나이 40대에 접어든 중년의 연기자에 대한 의문은 당연해 보였다.

이준혁은 그동안 비열(영화 '신과함께' 시리즈)하고 잔인(영화 '범죄도시3')하고, 주도면밀(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 등)한 악당은 물론이고 계산적이고, 정의감 넘치는 강렬한 캐릭터들을 주로 연기해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준혁은 '나의 완벽한 비서' 1화부터 이런 선입견은 기우에 불과했다는 것을 깨닫게 만든다.

▲'나의 완벽한 비서' 이준혁(사진제공=스튜디오S·이오콘텐츠그룹)
실제에선 결혼 경험도 물론 '아빠'의 경험도 전혀 없는 그가 따뜻하고 부드러운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는가 하면 로맨틱한 순애보를 통해 ‘로맨틱 가이’의 이미지도 구축해 내며 시청자들을 유은호의 매력 속에 빠져들게 했다. 개인적으로는 이준혁이 ‘미남’ 배우라는 사실을 이번 작품으로 새삼 깨닫게 됐다는 점이다.

또한 '나의 완벽한 비서'의 기존 드라마들과 차별화된 캐릭터 설정, 주인공들의 과거와 현재가 얽히며 발생하는 갈등과 화해의 포인트는 주인공 캐릭터들을 더욱 빛나게 하며 보는 재미를 가미했다.

무엇보다 '나의 완벽한 비서'는 남자 사장과 여자 비서의 조합을 다룬 기존 ‘비서물 작품’들과는 반대로 여자 사장 강지윤(한지민 분)과 남자 비서 유은호로 설정하며 전통적인 성 역할 고정관념을 깼다는 점이다.

▲'나의 완벽한 비서' 이준혁(사진제공=스튜디오S·이오콘텐츠그룹)
이러한 여성 리더와 남성 보조자의 관계 설정은 새로운 캐릭터의 생동감을 보여준다. 특히 남자 비서인 유은호의 시각에서 보여지는 보스와 사내 문제는 색다름과 함께 신선함을 부여했다. 유은호 캐릭터가 더욱 존재감이 두드러지는 이유이기도 했다.

최근 대세임을 증명하듯 이준혁은 이미 스크린과 OTT, 지상파를 가리지 않고 차기작들이 대기 중이다. 차기작들에서도 그의 연기 도전은 계속될 전망. 그럼에도 기대를 모으는 점이 있다면 ‘나의 완벽한 비서’에서 성공을 거둔 만큼 그가 보여줄 앞으로 ‘어른 로맨스’의 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