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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동희의 스포트라이트] ‘멜로무비’ 당신의 인생 드라마입니까?
입력 2025-02-21 12:00   

▲넷플릭스 시리즈 '멜로무비'(사진제공=넷플릭스)

*본 칼럼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멜로무비'가 당신의 인생 드라마로 기억될 수 있을까.

'멜로무비'는 사랑, 성장, 가족의 화해를 아우른다. 꿈과 현실에서 고민하는 청춘들의 성장 스토리, 친구와 우정, 가족과의 관계 그리고 사랑이라는 주제를 이나은 작가 특유의 필력과 베테랑 오충환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으로 버무려졌다.

▲넷플릭스 시리즈 '멜로무비'(사진제공=넷플릭스)

‘멜로무비’는 영화를 사랑하는 남자 주인공 고겸(최우식)과 영화를 싫어하지만, 영화감독이 된 여자 김무비(박보영)의 재회 로맨스를 그린다. 여기에 배우 이준영과 전소니가 고겸의 학창 시절 단짝 친구 홍시준과 손주아 역으로 합류했다. 드라마는 주인공 캐릭터들이 저마다 상처와 꿈을 안고 있지만, 이를 통해 성장하고 변화해 나가는 모습이 공감대를 형성한다.

현재와 과거가 교차하면 전개되는 구조, 같은 에피소드를 두고 남녀 주인공을 각각 화자로 내세워 전개되는 방식. 모두 신선하면서도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공감을 끌어내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예측할 수 있으면서도 늘어지는 전개, 다소 아쉬운 호흡 조절은 옥에 티였다.

그럼에도 당신이 ‘멜로무비’를 인생 드라마 목록에 넣으려 한다면 다음과 같은 포인트를 짚어보길 바란다.

▲넷플릭스 시리즈 '멜로무비'(사진제공=넷플릭스)

#1. 최우식

최우식에게는 최우식만이 할 수 있는 연기 방식이 있다. 글로 전부 표현할 수는 없지만 특유의 능청스러우면서도 자연스럽고, 따뜻한 그 만의 매력(때로는 어딘지 모를 비열함까지)이 연기에 녹아 있다. 이번 '멜로무비'에서 그 장점이 더 빛을 발하는 느낌이다.

이런 그의 장점은 섬세한 감정 연기에 방해가 된다. 그래서 그동안 그의 필모그래피에 '로맨스' 장르의 작품이 많지 않았던 이유이기도 했다. 하지만 2021년 말 방송을 시작한 '그 해 우리는'은 최우식에게 가지고 있던 편견을 지운 작품으로 평가된다.

그가 다시 '그 해 우리는'의 이나은 작가와 손잡은 것은 성공적인 선택이었다. 최우식이 연기한 고겸은 겉으로는 매우 밝고 장난기 가득하고, 유머러스하지만, 내면에는 깊은 상처와 외로움이 안고 있는 복합적인 인물. 최우식은 이러한 캐릭터의 양면성을 자연스럽게 표현해 시청자들이 고겸의 감정에 몰입할 수 있게 했다. 특히, 상대 배우인 박보영과의 케미는 작품의 핵심 요소였다. 두 배우의 로맨스는 단순한 설렘을 넘어서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 주는 관계로 그려졌다.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최우식은 "기존의 이미지에서 머물지 않고 더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고 싶었다"라며 "이번 연기 도전이 배우로서의 발전에 큰 의미가 있었다"라고 밝힌 바 있다. 결국 그의 연기는 사람들의 성장과 관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담은 드라마의 메시지를 더욱 깊이 있게 만들었고, 시청자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그 해 우리는'에서 보여준 풋풋한 청춘의 모습과는 또 다른 성숙하고 깊이 있는 로맨스 연기를 통해 최우식은 로맨틱 코미디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멜로무비'(사진제공=넷플릭스)

#2.박보영

박보영은 '오 나의 귀신님', '어느 날 우리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 '힘쎈여자 도봉순', '너의 결혼식' 등 다수의 로맨틱 코미디 작품에서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이며 '로맨스 여왕'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이번 '멜로 무비'의 김무비 캐릭터 역시 또 한 번 그의 사랑스러운 매력을 확인할 기회가 되었다.

박보영은 이번 작품에서도 특유의 자연스러운 감정 연기와 따뜻한 에너지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듯하다. 시청자는 일과 사랑, 상처를 극복하고 성장해 가는 김무비에게 절로 응원하게 된다.

특히 최우식과의 로맨스 연기는 달콤하고 풋풋한 첫사랑의 감정을 떠올리게 했다. 최우식 역시 인터뷰에서 박보영과의 호흡 덕분에 더 자연스러운 연기가 가능했다며 상대 배우와의 시너지가 작품에 미친 긍정적인 영향을 강조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멜로무비'(사진제공=넷플릭스)

#3. 김재욱, 그리고 눈물

김재욱은 '멜로무비'에서 특별출연 같은 존재이지만 결국 그가 연기한 고겸의 형 고준은 이 드라마의 핵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멜로무비'가 로맨스 장르이긴 하나 '형제애'와 '눈물'은 또 다른 '멜로무비'의 정체성을 설명하는 키워드일 것이다. 동생 겸의 어린 시절부터 버팀목이었던 고준, 김재욱은 극 중 가장 감성적인 순간을 선사하며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특히 형제간의 애틋한 관계가 절정에 달한 7화는 이번 드라마에서 빼놓을 수 없다. '멜로무비'는 단순한 로맨스 드라마를 넘어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넷플릭스 시리즈 '멜로무비'(사진제공=넷플릭스)

#4.인생 드라마

'멜로무비'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클리셰를 따르면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는 데 성공했다. 최우식과 박보영의 로맨스 케미는 물론, 조연 배우들의 활약, 그리고 이나은 작가의 섬세한 필력까지 더해져 웰메이드 드라마로 탄생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멜로무비'는 단순히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뿐만 아니라,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청춘들의 성장 이야기를 담고 있다. 또한 가족과의 관계, 친구들과의 우정 등 다양한 인간관계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선사한다.

이처럼 다채로운 이야깃거리를 통해 '멜로무비'는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를 넘어, 인생 드라마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특히 형제간의 애틋함을 다룬 7화는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감동적인 에피소드였다. 최우식의 새로운 도전과 박보영의 변함없는 매력, 그리고 주변을 둘러싼 조연들의 향연까지 어우러져 '멜로무비'는 2025년 상반기, 잊지 못할 드라마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