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역대 최고 득표율 89.77%로 민주당 대선 후보에 최종 선출됐다.
2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당 수도권·강원·제주 순회경선 및 최종 후보자 선출 대회에는 1만5천여 명의 권리당원과 선거인단이 몰렸다. 대회 시작 전부터 행사장은 각 후보의 이름을 외치는 응원봉 물결로 가득 찼고, 소녀시대·샤이니·슈퍼주니어 등 K팝 음악이 울려 퍼졌다.
이재명 후보는 남색 정장 차림으로 오른손에 응원봉을 들고 등장해 지지자들을 향해 손하트를 보내며 분위기를 달궜다. 김경수 후보는 EDM 음악 '나르코'에 맞춰, 김동연 후보는 야구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버터플라이' OST에 맞춰 각각 입장했다.
세 후보는 정견 발표에서 모두 통합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념에 빠지지 말고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김경수 후보는 "광장에서 함께한 힘을 모아야 한다", 김동연 후보는 "우리는 한 팀"이라고 외쳤다.
최종 개표 결과 이재명 후보는 약 90%에 육박하는 득표율로 민주당 대선 후보에 선출됐다. 수락 연설에서는 "과거, 이념, 진영에 얽매여 갈등을 반복할 시간이 없다"라며 "초과학기술 신문명시대에는 통합이 절실하다"라고 강조했다. 연설이 끝난 뒤 이 후보는 무대 위에서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큰절을 올리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재명 후보는 선출 직후 첫 공식 일정으로 '통합 행보'에 나선다. 2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 서울현충원을 방문해 이승만·박정희·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할 예정이다. 민주당 내에서도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참배는 민감한 사안으로 여겨졌지만, 이 후보는 "국민 통합을 위해서는 과거에 갇혀서는 안 된다"는 취지에서 참배 결정을 내렸다.
이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도 "앞으로는 분열보다 통합의 길로 가야 한다"고 강조한 만큼, 중도·보수층까지 포괄하는 폭넓은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동시에 '실용주의 경제 행보'에도 속도를 낸다. 현충원 참배 후에는 경기도 이천시에 있는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방문해 'AI 메모리 반도체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는 앞서 당 경선 출마 후 첫 일정으로 AI 반도체 스타트업 퓨리오사AI를 방문했던 것에 이어, 성장 산업을 중심으로 경제 행보를 강화하는 전략이다.
이재명 후보 측 관계자는 "AI, 반도체 등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기업과 접촉면을 넓히며 경제 일정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오는 30일 선거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본격적인 대선 체제에 돌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