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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스타]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유현종 "캐스팅 소식 듣고 울었어요" (인터뷰①)
입력 2025-05-22 00:00   

▲배우 유현종(비즈엔터DB)

비가 보슬보슬 내리던 2022년 가을, 배우 유현종은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한 공사 현장 지하 3층에서 용접 중이었다. 소음 속에서 휴대폰의 벨이 울렸고, 유현종은 전화를 받았다.

"에그이즈커밍입니다. 유현종 배우님 되시죠?"

유현종은 아직도 그날을 생생히 기억했다. tvN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하 언슬전)' 제작사로부터 오디션 합격 소식을 들었던 그 날, 그는 빗방울 같은 눈물을 흘렸다. 그 눈물은 기쁨이 아니라 배우의 꿈을 놓지 않았던 시간에 대한 위로였다.

유현종은 '응답하라 1988'(2015~2016)에서 단역으로 얼굴을 비춘 뒤, 단편 영화와 독립 영화, 연극을 오가며 경력을 쌓았다. '할 수 있을까' 대신 '어떻게든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도전했고, 작은 역할을 맡더라도 진심을 담아 자신만의 캐릭터로 만들었다.

하지만 2021년 KBS2 '경찰수업' 이후 1년 가까이 차기작을 만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그가 공전의 히트작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스핀오프인 '언슬전'에 출연할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에서 열연을 펼친 배우 유현종(사진=유현종 SNS)

'언슬전'은 젊은 전공의들의 좌충우돌 성장기, 입덕부정기를 다룬 드라마다. 유현종은 이 작품에서 소아청소년과 2년 차 레지던트 박무강 역을 맡았다. 예민하고 날카롭지만 아이 앞에서는 누구보다 섬세해지는 인물이다.

"첫 등장신에 원래는 대사가 없었어요. '재일에게 커피를 건네고 뛰어간다'라는 지문이 전부였어요. 그런데 욕심이 나더라고요."

유현종은 박무강이라면 찰나의 순간 어떤 말을 했을지 떠올렸다. 직접 신을 구성해 촬영도 해보고, 이민수 감독에게 연락했다. 자신이 나오는 장면을 좀 더 풍성하게 만들어보고 싶다고 조심스럽게 요청했다. 유현종의 진심은 닿았고, 감독은 그의 아이디어를 극에 녹여줬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에서 열연을 펼친 배우 유현종(사진=유현종 SNS)

그렇게 박무강이란 인물이 살아나기 시작했고 점점 입체적인 인물이 돼 갔다. 고윤정(오이영 역)과의 신경전, 한예지(김사비 역)와의 신생아실에서의 티키타카 등 그는 감독, 동료 배우와 함께 더 좋은 장면을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한예지와 신생아실에서 양보 없는 대치를 하다 우는 어린아이를 '올롤로로' 소리를 내며 달래주는 장면은 감독을 찾아가 2시간 넘게 이야기를 나누며 구체화한 결과물이었다.

"생동감 있는 장면을 만들고 싶었어요. 다들 제 아이디어에 흔쾌히 응해줘서 고맙죠. 고윤정 배우도, 한예지 배우도요."

그는 현장에서 카메라가 돌아가지 않을 때도 항상 '박무강'을 고민했다. 그의 말투와 걸음걸이에도 '왜'를 생각했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에서 열연을 펼친 배우 유현종(사진=유현종 SNS)

"소아과 의사로서 어떻게 행동할지, 2년 차는 어떤 표정을 짓고 다닐지 계속 생각했어요. 실제 소아과 선생님을 찾아가 질문도 엄청나게 했거든요. 선생님이 하신 말 중에 '소아과는 늘 손이 부족해서 예민해요. 그런데 아이 앞에선 다들 유해지죠. 그게 소아과의 현실이에요'라는 말이 기억에 남아요."

그는 박무강에 진심을 담았다. 그리고 그 진심은 시청자들에게 닿았다. '언슬전' 공개 후 다양한 시청자 반응 중 유현종은 '이 배우, 궁금해졌다'라는 댓글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 댓글 하나에 가슴이 따뜻해지더라고요. 그 말을 들으려고 지금껏 연기해왔던 것 같아요. 그거면 된 거죠. 하하."

②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