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산 없이 그냥, 남경이로 울었어요."
tvN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하 언슬전) 마지막 회에서 표남경(신시아)은 자신의 첫 환자 염미소(조현진)의 사망진단서를 쓰다 그대로 주저앉아 펑펑 운다. 신시아는 오열을 멈추지 않았고, 다음 상황이 전개되기 전까지 눈물에 젖은 얼굴을 그대로 비췄다. 그 모습은 '가장 리얼한 오열'로 시청자들에게 오래 기억됐다.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신시아는 자신의 눈물이 그렇게 진한 여운을 남길 것으로 예상 못 한 듯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신시아가 출연한 '언슬전'은 시즌2까지 제작된 tvN 인기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세계관을 확장한 스핀오프 드라마다. 종로 율제병원 산부인과의 전공의들이 '입덕부정기'를 거쳐 진짜 의사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렸다.

신시아는 극 중 레지던트 1년 차, 표남경을 연기했다. 야무져지고 싶지만 어딘가 빈틈이 있는, 그러나 누구보다 솔직하고 감정에 충실한 인물이다.
"똑부러지고 싶지만 헛똑똑이고, 말 안 하면 깍쟁이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정 많은 성격이에요. 그런 점들이 저와 많이 닮았어요."
표남경은 '언슬전'에서 적극적으로 감정을 표현했다. 누구보다 많은 눈물을 흘렸고,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는 솔직함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신시아는 표남경을 '악의 없이 솔직한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표남경은 좋으면 좋고, 슬프면 우는 캐릭터에요. 그런데 그게 오히려 더 어렵더라고요.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려면 표남경이 돼야겠더라고요."

가장 큰 화제를 모았던 장면은 7화에서 오랫동안 사귀었던 남자친구와의 이별 신이었다. 해당 신에서 남경은 남자친구 홍기동(성유빈)이 헤어지자는 말을 받아들이고 멋지게 뒤돌아섰다. 잠시 뒤 남자친구와 앉았던 벤치를 다시 바라보는데,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폭풍 오열을 한다. 신시아는 그 눈물로 남경의 모든 감정을 설명했다.
"언제 울어야지 이런 계산 안 했어요. 그냥 남경이로서, 그 자리에 섰을 때 남자친구와는 진짜 끝났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이었고, 자연스럽게 눈물이 쏟아졌어요."
신시아는 "그렇게 안 예쁘게 우는 줄 몰랐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 "주변에선 표남경이 울 때 신시아가 힘들 때 우는 모습처럼 보였다고 말해줘서 오히려 좋았다"라고 덧붙였다.

신시아가 표남경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은 '연기 노트'에 있었다. 신시아는 대본을 읽은 뒤 느낀 생각과 캐릭터 분석을 따로 '연기 노트'에 작성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대본을 볼 땐 대본에만 집중할 수 있단다. '언슬전'을 준비하면서 신시아는 율제병원 레지던트 1년 차 표남경이 되기 위해 "나를 믿지 말고, 남경이를 믿고 가자"라는 말을 썼다고 밝혔다.
"아무리 저와 비슷한 면이 많다고 해도, 가끔은 이해가 안 되는 부분들도 있거든요. 그럴 땐 머리로 이해하려 하기보단 그저 남경이를 믿고 가자는 생각을 했어요. 작가님이 워낙 글로 남경이를 잘 표현해주셨고, 감독님께서도 남경이를 예쁘게 그려주실 거라고 믿었기 때문에, 저는 그 믿음을 따라가기만 하면 됐어요."
②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