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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탐구 집' 남양주 동굴 같은 집ㆍ양평 에어컨 없는 실험집, 스마트하우스 소개
입력 2025-06-17 21:50   

▲'건축탐구 집' (사진제공=EBS1 )
'건축탐구 집'이 건축박람회 마니아 남편이 심혈을 기울여 지은 동굴 같은 집을 소개한다.

17일 방송되는 EBS1 '건축탐구 집'에서는 양평 에어컨 없는 실험집을 찾아 기술과 낭만이 모두 느껴지는 부부의 실험 집을 탐구해본다.

◆건축박람회 마니아의 첨단 동굴 주택

남양주 산골에 위치한 고즈넉한 마을. 이곳에 에어컨을 틀지 않고도 시원하고 동굴 같은 집이 있다는데? 은퇴 후 시원 똑똑한 집에서 살기 위해 10여 년간 건축박람회에 다녔다는 건축주. 대체 어떤 집을 지었을까?

오래전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운 주택에서 잠시간 살게 됐던 부부. 그때는 전원생활이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 금방 아파트로 돌아왔단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주택에서의 유유자적했던 기억이 떠올라 다시 전원생활을 하고 싶어졌다는데. 대신 단열과 냉난방이 완벽한 집을 지어 편안한 노후를 보내기로 마음먹었다. 원래부터 건축에 관심이 많았던 남편은 아내와 함께 노후를 보낼 집을 짓기 위해 10여 년간 꾸준히 건축박람회를 다녔다. 덕분에 건축 관련한 상식은 전문가 못지않게 해박해져 누구보다도 꼼꼼하고 공을 들여 집을 지을 수 있었다.

오래전 건축박람회에서 보았던 지열냉난방 설비를 기억해 두고 집을 지을 때 반드시 적용하고 싶었다는 남편. 집을 지으며 이를 적용하는 동시에, 집 자체의 기밀성에도 꼼꼼히 신경 써 에어컨을 틀지 않고도 시원하고 건강한 집을 지을 수 있었다. 게다가 지열 발전을 이용하기에 100평가량 되는 집의 한여름 전기세가 20만 원 밖에 나오지 않는다.

냉난방 효율에 노력을 쏟았지만, 온통 커다란 통창이 가득한 이 집. 창이 크고 많아지면 단열에 문제가 생길 수 있었지만 전원에서 누릴 수 있는 풍경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대신 단열성능이 좋은 창호를 선택해야 했던 남편! 값비싼 해외 제품밖에 없어 고민하던 어느 날 건축박람회에서 만난 벤처기업의 창호를 보고 반해 이를 선택하게 되었다. 더불어 처마를 2.5미터로 길게 뽑아 깊이 들어오는 햇빛을 막아주도록 했다. 과감한 처마 덕분에 창도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었고 널찍한 테라스는 덤이었다고. 그렇게 풍경과 성능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집이 만들어졌다.

집의 기능적인 부분들은 건축 마니아 남편의 몫이었지만, 디자인만큼은 양보할 수 없었다는 아내! 내부를 꾸미기 시작하면서도 성능만 중시하는 남편의 선택이 마음에 들지 않아 다투기도 했단다. 결국 아내의 감각이 좋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요구 사항을 대부분 적용하게 되었다. 긴 세월 부부 생활을 했어도 서로 의견을 나누고 토론할 일이 없었다는 두 사람이지만, 오히려 집을 지으며 새로운 면들을 보게 되고 서로를 더 잘 알게 된 것 같다고 말한다.

▲'건축탐구 집' (사진제공=EBS1 )
◆라스베이거스 스타일 실험주택

양평에는 에어컨 없는 실험집이 있다. ‘집의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라는 건축 명언에 따라 쾌적한 냉난방 환경을 위한 기능적인 실험은 물론, 태양광 발전을 적용해 전기세도 제로에 가깝다는 이 집. 과연 어떻게 지어졌을까?

이 집은 건축 기술의 진보에 관심이 많았던 건축주 부부의 세 번째 집, 앞서 지은 집들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다양한 실험을 했다. 처음에는 가족이 살아야 하는 집인데 이렇게 실험해도 되나 불안해했던 아내도, 결국 이 과감한 실험에 동참하게 되었단다. 그렇게 에어컨 없이 복사냉방만으로 집이 시원하도록 기밀이 뛰어난 패시브 하우스로 지은 것은 물론, 외관과 내부 디자인까지 곳곳에 실험 요소가 들어간 독특한 집을 짓게 됐다.

복사냉난방 설비를 사용한다면 축열 성능이 좋은 콘크리트 골조로 짓는 것이 효율적이지만, 목조주택 전문가인 부부는 축열 기능이 뛰어난 단열재를 선택해 목구조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했다. 이뿐만 아니라 경량목구조에서 시도하기 어려운 큰 창과 평지붕을 적용했지만, 그 취약점을 보강하는 자재들을 사용해 안정성을 더했다고. 외관마저도 목조가 아닌 콘크리트 모던 주택 같은 이 집. 라스베이거스 견학 중 국내에서는 볼 수 없었던 모던한 목조주택들을 본 이후, 기존 목구조의 틀을 깨는 집을 짓고 싶었던 남편의 뜻이었다고 한다.

외부만큼이나 내부 또한 다양한 시도가 드러나 있는데, 우선 2층 전체의 난간과 벽을 유리로 마감하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자녀 방과 안방의 전면부가 투명한 유리로 되어있어 앞으로 탁 트여있는 마을의 전경이 내다보이도록 한 것이다. 또한 자녀마다 각자 개인 다락을 가지면서도 언제든 가족 공용 다락방으로 모일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숨은 공간인 수영장! 평소에는 썬룸으로 사용하던 공간의 바닥을 드러내면 바닥 아래 감춰져 있던 수영장이 드러난다. 이곳은 히트펌프를 사용하여 사계절 내내 따뜻함을 누릴 수 있도록 만든, 이들의 또 다른 놀이터다.

자칫하면 오히려 효율이 떨어질 수도 있는 도전을 한 집이지만, 부부의 꼼꼼함과 노력 덕분일까? 아내는 이 집에서 남다른 쾌적함을 느끼며 살고 있다. 집 안에 있다 보면 바깥 날씨가 어떤지 잊게 될 정도로 다른 세상처럼 느껴진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