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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르포] 더 리버사이드호텔 '카와베 테판야키', 눈앞에서 펼쳐지는 '철판 위 예술'
입력 2025-06-17 16:05   

일식의 정교함, 프렌치의 풍미…한우·전복·랍스터 고급 식재료의 절제된 연출

▲리버사이드호텔 '카와베 테판야키' (사진=문연배 기자)

서울 강남구 신사동 더 리버사이드호텔 ‘카와베 테판야키’는 시작부터 시선을 사로잡았다. ‘카와베 테판야키'는 일본 전통 철판요리에 프랑스식 소스를 접목한 독창적인 ‘하이브리드 미식’을 선보이는 곳으로 그날그날 공수된 식재료의 상태에 따라 조리법이 미세하게 조절된다.

지난 12일 디너에 찾은 이곳은 데이트는 물론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외식 자리로도 부족함이 없었다. 조용하고 절제된 분위기 속에서 나눠 먹는 고급스러운 식사는, 그 자체로 하나의 추억이었다.

▲리버사이드호텔 '카와베 테판야키'(사진=문연배 기자)

◆ 코스로 흐르는 계절의 감각

9코스로 구성된 디너 테이스팅 메뉴는 ‘도미 카르파치오’로 시작됐다. 신선한 도미회에 드레싱을 더해, 생선의 담백함을 살리면서도 입안을 산뜻하게 열어줬다. 이어지는 밤 스프는 공주 밤과 가쓰오부시를 우려 깊은 풍미를 냈고, 위에 얹은 튀긴 밤 슬라이스는 바삭한 식감을 더했다. 한 숟갈만으로도 늦가을의 온기가 전해지는 듯한 묵직한 인상이었다.

▲리버사이드호텔 '카와베 테판야키' 도미카르파치오(왼쪽위부터 시계방향), 밤 스프, 아스파라거스&누룽지, 병어 요리(사진=문연배 기자)

아스파라거스를 누룽지로 감싸 바삭하게 튀겨낸 요리는 그릭 요거트 딜 소스와 함께 제공돼 이색적이면서도 깔끔한 맛의 조화를 이뤘다. 철판 위에서 바삭하게 구워낸 병어에는 일식 간장 소스 ‘미즈케’를 곁들이고, 여기에 생크림을 더해 부드럽고도 감칠맛 있는 한 접시로 완성됐다. 일본 전통과 프렌치 감성이 동시에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리버사이드호텔 '카와베 테판야키' 랍스터 비스크 소스(사진=문연배 기자)

◆ 철판 위에 오른 고급 식재료의 진가

코스의 중반, 활 랍스터가 등장하며 철판 요리의 진수가 시작됐다. 셰프가 눈앞에서 손질한 랍스터는 철판 위에서 익어가고, 불쇼가 이어졌다. 여기에 진한 프렌치 비스크 소스를 곁들인 랍스터는 해산물의 깊은 향과 부드러운 식감을 오롯이 담았다. 조리는 간결했지만, 맛은 풍부했다.

▲리버사이드호텔 '카와베 테판야키' 스페셜 전복찜(사진=문연배 기자)

이어 ‘카와베 스페셜 전복찜’이 등장했다. 살아 있는 전복을 다시마와 소금으로 은은히 쪄낸 뒤, 철판 위에서 마를 잘게 다져 얹고 페리구 소스를 곁들였다. 반대편에는 전복에 섬세한 칼집을 낸 뒤 뵈르블랑 소스를 얹었다. 하나의 전복에 두 가지 소스를 적용해, 전혀 다른 풍미로 완성한 창의적인 시도였다.

▲리버사이드호텔 '카와베 테판야키' 채끝등심, 즈케야끼(사진=문연배 기자)

한우 채끝등심은 미디엄 레어로 정교하게 구워졌다. 불쇼와 함께 철판에서 익힌 스테이크는 통마늘, 말돈 소금, 발사믹 소스와 어우러져 담백하면서도 고급스러운 풍미를 자랑했다. 즈케야끼는 일본식 간장소스에 적신 후 철판에서 굽고, 겉은 바삭하게 속은 촉촉하게 조리됐다. 군더더기 없는 조리와 풍미가 인상 깊었다.

▲리버사이드호텔 '카와베 테판야키' 랍스터 토말리, 수플레 팬케이크(사진=문연배 기자)

메인 코스 이후 등장한 ‘랍스터 토말리 크림소스 누들’은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손색이 없었다. 앞서 조리한 랍스터 내장을 활용한 크림소스는 진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을 냈고, 탱글한 생면과 어우러져 입안 가득 풍요로운 마무리를 안겼다. 풍미의 농도가 깊어질수록 이날 코스의 완성도 역시 선명해졌다.

디저트는 철판에서 천천히 익힌 수플레 팬케이크. 폭신한 식감과 은은한 단맛이 입안에서 퍼지며 긴 여운을 남겼다.

▲리버사이드호텔 '카와베 테판야키'(사진=문연배 기자)

◆ 대화가 흐르는 철판… 창의적 해석의 공간

‘카와베 테판야키’는 좌석 수가 제한된 오마카세 스타일로 운영된다. 셰프가 조리하는 전 과정을 눈앞에서 지켜볼 수 있고, 음식에 대한 설명과 소통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절제된 조명과 정숙한 분위기 속에서 조리와 식사가 이루어지며, 식사 자체가 하나의 경험이다.

이날 조리를 맡은 배성원 셰프는 “연인은 물론 가족 모임, 부모님을 모시는 자리로도 자주 방문해주신다”라며 “재방문율이 높고, 식사를 통해 좋은 기억을 남기시는 분들이 많다”라고 말했다.

▲리버사이드호텔 '카와베 테판야키' 배성원 셰프(사진=문연배 기자)

‘카와베 테판야키’는 일본식 전통 철판 조리에 프랑스 정찬의 소스 감각을 더한 독창적인 구성으로, 미식과 오감 체험의 경계를 넘나든다. 매일 공수되는 활 랍스터, 전복, 한우 채끝 등 최고급 식재료를 활용한 정교한 요리는, 단순한 외식을 넘어 하나의 기억으로 남는다.

데이트는 물론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외식 자리로도 손색이 없다. 특별한 저녁을 계획하고 있다면, ‘카와베’의 철판 위에서 펼쳐지는 미식의 예술을 주목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