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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스타] '미지의 서울' 임철수, 친근함과 낯섦의 경계에서(인터뷰①)
입력 2025-07-10 12:00   

▲배우 임철수(사진제공=하이지음스튜디오)

"친근하면서도 어느 때는 되게 낯선 배우, 어색한 배우로 기억되고 싶어요."

최근 서울 마포구 비즈엔터를 찾은 임철수는 자신이 꿈꾸는 배우상을 이렇게 표현했다. 동네에서 슬리퍼 신고 볼 법한 친숙함과 예측할 수 없는 낯섦, 그 경계에서 대중을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임철수는 지난달 29일 종영한 tvN 드라마 '미지의 서울'에서 이호수(박진영)의 선배이자 높은 승소율을 자랑하는 변호사 이충구 역을 맡았다. 이번 역할은 그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유쾌한 신스틸러로 활약했던 전작들과 달리 '미지의 서울'에선 결과 주의적이고 냉철한, 동시에 감정의 파고가 높은 인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전에는 '궁궐 안에 못 들어가는 역할'이었는데, 이번엔 문을 열고 들어갔단 느낌이죠. 하하."

▲'미지의 서울'에서 열연한 배우 임철수(사진제공=하이지음스튜디오)

드라마 속 이충구는 선명한 선도, 악도 아닌 인물이다. 임철수는 입체적이라는 말 대신 "언제든 바뀔 수 있는 사람, 꽤 충동적인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임철수는 다른 작품을 준비했을 때와 다르게, 이번에는 캐릭터의 전사(前史)를 과감히 비워두기로 했다. 과거를 정해놓기보단 상대방과의 관계성과 장면마다 즉흥적으로 채워지는 감정선에 집중했다.

"이충구라는 캐릭터는 상대방과 특정 상황이 만들어준다고 생각했어요. 특히 호수와의 관계 속에서 이충구라는 캐릭터가 많이 드러났죠."

▲배우 임철수(사진제공=하이지음스튜디오)

그는 이호수 역의 박진영과의 호흡을 스펙터클했다고 표현했다. 말없이 서로의 연기를 '만들어주는' 그 순간이 마치 즉흥 연주, 잼(JAM)을 하는 듯했다고 말했다.

"박진영 배우는 자기가 돋보이기보다 그 순간 이호수가 뭘 원하는지를 생각하더라고요. 이호수는 상대방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는 캐릭터라고 이해한 것처럼 보였어요.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게 너무 멋있더라고요."

가장 조심스러웠던 부분은 휠체어 연기였다. 이충구는 선천적 장애로 주로 휠체어를 사용하는 인물로, 임철수는 실제 휠체어 이용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캐릭터를 완성해갔다. 이충구는 상황에 따라 지팡이를 짚고 일어서기도 하는 캐릭터인데, 그는 지팡이를 짚고 걷는 걸음걸이 하나까지 잘 표현하기 위해 해부학을 공부했다.

▲배우 임철수(사진제공=하이지음스튜디오)

지팡이를 짚고 일어서는 순간은 임철수가 정했다. 감독은 임철수의 판단을 존중했다. 임철수는 이충구가 상대와 더 교감하고 싶을 때, 상대를 좀 더 알고 싶을 때를 즉흥적으로 찾아 표현했다. 무엇보다 앉아서 세상을 올려다보는 이충구의 관점,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에 집중했다.

"이충구는 평생 휠체어에 앉아서 사람들을 봤을 거예요. 계속 누군가를 설득하고, 교감하고, 이기려고 했겠죠. 언젠가는 같은 눈높이에서 보고 싶지 않았을까요?"

②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