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화문 변호사 박인준의 통찰'은 박인준 법률사무소 우영 대표변호사가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법과 사람, 그리고 사회 이슈에 대한 명쾌한 분석을 비즈엔터 독자 여러분과 나누는 칼럼입니다. [편집자 주]
최근 이혼 상담을 받으러 오시는 분들이 부쩍 늘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이혼을 생각보다 쉽게 여기고 계신다. "1년 넘게 떨어져 살고 있으니 이혼할 수 있죠?"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과연 그럴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혼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법적으로 엄격한 요건들이 있으며, 단순히 별거 기간이 있다고 해서 자동으로 이혼이 성립되는 것은 아니다.
◆ 이혼의 두 가지 길: 협의와 재판
가장 이상적인 이혼 방법은 당사자 간의 협의 이혼이다. 하지만 협의가 안 되면 재판상 이혼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재판상 이혼에는 부정행위, 부당대우, 악의적 유기 등과 같은 명확한 요건들이 필요하다.
이 중에서도 가장 많이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단순 별거'가 이혼 사유가 되는지 여부다. 이는 '기타 혼인을 계속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에 해당하는지가 관건이다.
◆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
단순 별거가 이혼 사유로 인정되는지에 대한 답은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정확하다. '혼인을 계속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를 판단하는 두 가지 핵심 기준이 있다.
첫째, 부부 공동생활이 회복할 수 없는 정도로 파탄되었는가. 둘째, 혼인을 계속하는 것을 강제하는 것이 일방 배우자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인가.
이는 완전히 파탄이 나서 더 이상 혼인 관계를 유지하기 정말 힘든 상황에 이르러야 한다는 의미다.
◆ 별거 기간과 당사자 의사의 중요성
별거가 이혼 사유로 인정되는지를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별거 기간과 더불어 혼인을 계속할 의사 유무다. 법원은 이러한 복합적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 단순히 1~2년 떨어져 살았다고 해서 이혼이 쉽게 인정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잘못된 판단이다.
◆ 혼인의 사회적 의미와 법의 보호
왜 법원이 이렇게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까? 그 이유는 국가가 혼인 관계를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쉽게 그 붕괴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법의 기본 취지다.
재판상 이혼을 통해 '혼인을 계속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단순히 본인이 힘들다는 주장을 나열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실제로 법정에서 "힘들다"는 주장만 반복하는 소장들을 너무 많이 본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승소하기 어렵다.
대신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해당 혼인 관계를 존속시키는 것이 득보다 실이 많다는 점을 법원에 설득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핵심이다. 법원이 납득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사실들을 제시해야 한다는 뜻이다.
결론적으로 1~2년에 불과한 단순 별거는 원칙적으로 이혼 사유로 인정되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별거의 경위, 별거 기간 중의 상호 작용, 자녀 문제, 경제적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들에 따라서는 예외적으로 인정될 수도 있다.
이혼을 고려하고 있다면, 단순히 별거 기간에만 의존하지 마시고 전체적인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보시기 바란다. 무엇보다 가능하다면 당사자 간의 대화를 통한 해결책을 먼저 모색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혼은 마지막 선택이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