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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스타] '폭군의 셰프' 아비수 役 문승유, 집념의 얼굴(인터뷰①)
입력 2025-09-29 10:00   

칼날 같은 중국어, 직접 한 메이크업까지…캐릭터를 완성하다

▲배우 문승유(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폭군의 셰프' 배우 문승유는 웃을 때마다 특유의 밝고 경쾌한 에너지를 전했다. 동시에 그는 자신만의 중심을 지켜가며 뚝심 있게 연기자의 길을 걷고 있다. '폭군의 셰프'를 마무리한 문승유는 아비수를 떠올리며 미소 지었다. 그 웃음엔 배우로서의 자신감과 이번 작품에 담아낸 진심이 묻어났다.

지난 28일 종영한 드라마 '폭군의 셰프'는 조선 시대로 타임슬립한 미슐랭 셰프 연지영(임윤아)이 최악의 폭군이자 절대 미각의 소유자인 왕 이헌(이채민)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로맨틱 코미디다. 문승유는 이 작품에서 연지영과 요리 대결을 펼친 명나라 숙수 아비수 역을 맡아 칼날 같은 중국어 실력, 화려한 요리 액션을 보여줬다. 특히 캐릭터의 집요한 집념을 실감 나게 표현하며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다.

▲'폭군의 셰프' 문승유(사진제공=tvN)

최근 서울 마포구 비즈엔터에서 만난 문승유는 처음부터 이 역할을 노린 건 아니었다고 말했다. 오디션 당시 문승유가 연기한 건 강목주였다. 하지만 강목주에는 강한나가 캐스팅됐고, 문승유는 오디션이 끝난 지 한참 뒤에야 장태유 감독의 전화를 받았다.

"감독님이 오디션 때 보여줬던 눈빛이 잊히지 않는다고 하시더라고요. 저한테 딱 어울리는 캐릭터가 있다면서, 중국어도 해야 하고 요리도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땐 아비수가 이렇게 주목받을 줄은 몰랐죠."

아비수를 준비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중국어 대사는 단순 암기가 아닌, 감정과 뉘앙스를 담아내야 했다. 문승유는 선생님과 함께 한자 하나하나를 분해하며 의미를 새겼고, 성조에 감정을 싣기 위해 수없이 연습했다.

"한자의 의미를 감정에 담아보려 했어요. 예를 들어 대사에 칼 도(刀)자가 들어가면 조금 더 날카롭게 말하는 식으로요. 또 매일 대파를 두 단씩 썰면서 칼질에 익숙해졌고, 칼 돌리기 퍼포먼스를 무술 연습하듯이 반복하고 또 반복했어요."

▲'폭군의 셰프' 문승유(사진제공=tvN)

외적인 표현에도 공을 들였다. 그는 자신이 생각한 아비수를 표현하기 위해 직접 메이크업을 했다. 촬영 현장에는 배우들의 메이크업을 책임지는 분장 팀이 있지만, 문승유는 직접 캐릭터의 얼굴을 빚어냈다. 퓨전 사극이라는 장르적 특성을 활용해 얼굴엘 붉은 기를 강조하고 아이라인을 길게 뽑아냈다.

"눈빛 하나만으로도 감정이 전해지길 원했어요. 그래서 조금 과감하게 갔죠."

제작진은 그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고, 분장팀 역시 그의 손길을 존중했다. 그만큼 아비수는 배우와 혼연일체가 된 캐릭터였다.

시청자들은 그의 노력에 응답했다. 실제 중국인 배우가 아니냐는 반응이 이어졌고, '아비수'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문승유가 아닌 캐릭터로 기억되는 경험을 했다.

"‘아비수 얄밉다’라는 말조차 기뻤어요. 제가 아니라 캐릭터 자체로 평가받았다는 게 감사했죠."

▲배우 문승유(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당백룡 역의 조재윤, 엄봉식 역의 김광규, 임송재 역의 오의식 등 선배 배우들과의 호흡은 그를 성장시켰다. 특히 조재윤과 함께했던 장면은 깊은 여운을 남겼다.

"당백룡이 아비수를 혼내는 장면이었어요. 그런데 조재윤 선배의 눈빛이 저를 단순히 꾸짖는 것이 아니라 요리사의 책임을 일깨워주는 눈빛이더라고요. 그 깊이 있는 눈빛이 제게 너무 크게 와 닿았어요."

문승유는 그 순간 자신을 이해해 주지 않는 당백룡에게 서운함을 느끼면서, 동시에 요리사로서 성장하는 감정을 느꼈다고 했다. 연지영의 대척점에 서 있는 경쟁자가 아니라, 입체적인 인간으로서 아비수를 표현하고자 했던 문승유의 바람이 실현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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