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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스타] '폭군의 셰프' 이채민, '폭군'이 된 '별그대' 덕후(인터뷰①)
입력 2025-10-04 00:00   

▲배우 이채민(사진제공=바로엔터테인먼트)

'폭군의 셰프' 주인공 이채민은 짧은 준비 기간, 낯선 사극, 교체 투입이라는 부담감 등 수많은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많은 사람들의 우려를 보기 좋게 날려버리며 '폭군의 셰프' 속 왕 이헌을 완성했다.

“짧은 시간 안에 캐릭터를 잘 만들 수 있을지 걱정됐죠. 하지만 이왕 주어진 역할, 해보자는 오기가 생겼어요.”

지난달 28일 17.1%의 시청률로 종영한 tvN 드라마 '폭군의 셰프'는 현대의 프렌치 셰프 연지영(임윤아)이 조선 시대로 타임슬립해 폭군으로 불리는 왕 이헌과 만나 벌어지는 로맨틱 코미디 사극이다. 이채민은 작품 후반 주인공으로 합류해 입체적인 인물 ‘이헌’을 맡았다.

▲'폭군의 셰프' 이채민 스틸컷(사진제공=tvN)

이헌은 단순한 폭군이 아니었다. 먹는 걸 좋아하고 감정에 솔직하지만, 외로움과 정치적 압박 속에서 오해받은 인물. 이채민은 이 복합적인 캐릭터를 자신만의 색으로 소화하며, 배우로서 천재일우의 기회를 증명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채민은 "아직 종영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라며 "지하철을 자주 타는 편인데, 다들 각자 바쁘게 사시니까 아직까진 저를 알아보시는 분이 많진 않더라"라고 웃었다.

▲배우 이채민(사진제공=바로엔터테인먼트)

첫 사극 준비 기간은 고작 2주. 승마와 서예를 익혀야 했고, 사극 발성까지 새로 배워야 했다. 그는 잠을 줄여가며 대본을 붙잡았다.

“쟁쟁한 선배님들이 이미 계시니까 저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피해를 끼치지 않으려고 피 말리는 노력을 했죠.”

이채민은 솔직함이라는 감정 위에서 이헌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폭군으로 비춰지지만 그건 그가 폭군의 기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정치적 반대 세력들의 자극 때문이라고 봤다.

▲'폭군의 셰프' 이채민 스틸컷(사진제공=tvN)

승마는 특히 어려웠다. 학원에서 기본을 배우고, 현장에서 실전으로 익혔다. 서예 실력은 4년 전부터 다닌 발성 학원에서 배운 사극 발성과 함께 시너지를 냈다.

"배우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승마와 서예를 배우는 게 재미있었어요. 서예는 '이너피스'에도 도움이 돼서 집에 몇 개 써서 붙여뒀죠."

첫 촬영은 연지영이 만든 보리밥을 한 입 받아먹는 장면이었다. 왕인 자신을 모두가 인정하는 것 같이 느껴지지 않는, '멘붕' 상황을 표현해야 했다.

▲'폭군의 셰프' 이채민 스틸컷(사진제공=tvN)

“처음 사극에 들어가며 느낀 의아함과 막막함이 그 장면과 닮았더라고요. 제 실제 감정을 그대로 가져갔어요.”

임윤아와의 호흡에 관해 묻자 그의 표정은 한층 밝아졌다. 이채민은 임윤아가 먼저 다가와 캐릭터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현장에서 배려해줬다고 했다. 특히 임윤아의 코믹 연기를 보며 "캐릭터로만 보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걸 느꼈다"라며 임윤아로부터 많은 걸 배웠다고 강조했다.

"선배님의 적극적인 모습 덕분에 저도 음식을 먹을 때마다 '지지 않겠다'라는 마음으로 임했어요. 음식을 먹은 뒤 리액션들이 조금 부끄럽긴 했지만, 그 부끄러움을 이겨내려고 노력했어요. 하하."

▲배우 이채민(사진제공=바로엔터테인먼트)

이채민은 장태유 감독이 지난 2013년 연출한 '별에서 온 그대'를 인생 드라마로 꼽는다. 중학생 때부터 '진짜 팬'이었다면서 장 감독을 처음 만났던 날을 이야기했다.

"감독님을 만나서 '평소 팬이었습니다, 이렇게 만나 뵙는 것만으로도 영광입니다'라고 말씀드렸어요. '별에서 온 그대' 감독님의 신작인데 더더욱 안 할 이유가 없었죠."

성공한 '장태유 덕후'가 된 이채민은 장 감독과 이번 작품을 함께 하면서 '덕심'이 더욱 깊어졌다고 했다. 특히 촬영 중반 "이제 너 자신을 믿고, 네가 표현하고 싶은 대로 표현해도 된다"라는 장 감독의 말이 큰 용기가 됐다고 전했다.

"감독님께서는 섬세하고 디테일하신 분이에요. 손짓 몸짓 하나하나, 말투 끝처리까지 아이디어를 주셨어요. 감독님 덕분에 이헌이 완성됐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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