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에서 계속
배우 김형묵은 드라마 ‘폭군의 셰프’ 속 조선과 명나라의 요리 대결 장면을 떠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끝없는 중국어 대사, 숨 막히는 더위, 그리고 두꺼운 의상까지. 그야말로 한계의 연속이었다.
“당시 기온이 38도였어요. 그런데 실내 촬영이었고, 밤에도 조명을 계속 켜두니 세트장은 완전히 사우나였죠. 특히 저는 사신단의 대표라서 의상도 특별히 좋은 재질로 제작됐거든요. 그런데 그게 문제였죠. 암막 커튼처럼 두꺼운 천이라, 속옷까지 땀에 젖을 정도였어요. 그래도 현장에 있던 모두의 눈빛엔 단 하나, ‘좋은 작품을 만들자’는 마음뿐이었어요.”
김형묵의 투혼은 현장의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이 알고 있었다. 특히 주연을 맡은 임윤아와 이채민은 그의 열정에 감탄하며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윤아 씨가 한번은 감독님께 '김형묵 선배님 저렇게 열심히 하시는데 대충 찍으시면 안 된다'고 말했대요. 하하. 정말 감동이었어요. 며칠 후엔 채민 씨도 '형님 진짜 대단하세요. 감독님께 잘 찍어달라고 말씀드려야겠어요'라며 응원해줬죠. 두 사람 다 진심이 느껴졌어요. 현장에서 그런 따뜻함을 받는 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몰라요."
또한 그는 최근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임윤아에게 장문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처음엔 진짜 윤아가 보낸 메시지가 맞는지 의심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냥 형식적인 인사가 아니라, 진심이 느껴졌어요. 저뿐만 아니라 함께했던 사람들에게 모두 그런 메시지를 보냈더라고요. 오래 사랑받는 데엔 이유가 있다는 걸 느꼈어요. 현장에서의 태도, 배려, 그리고 따뜻함까지 완벽했어요."

장태유 감독도 김형묵의 열정을 높이 샀다. 장 감독은 "그 나이에 이렇게까지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배우는 처음 봤다"라며 김형묵에게 박수를 보냈다.
"감독님이 '이 정도로 성장하는 배우는 보기 어렵다'라고 말씀하셨어요. 그 말이 참 고맙고, 동시에 책임감을 느끼게 하더라고요."
그는 '폭군의 셰프'를 '배우 김형묵의 2막을 연 작품'이라 표현했다.
"다른 사람들에겐 그냥 드라마 한 편일지 모르지만, 제겐 인생의 훈련장이었어요. 정신력, 체력, 집중력, 인간관계까지 다 배웠죠. 촬영이 끝나고 나니 진짜 전쟁을 치른 기분이었어요. 그래도 모든 과정이 행복했습니다."

김형묵은 현장의 모든 배우를 향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윤아 씨, 채민 씨, 그리고 함께한 모든 배우들이 '폭군의 셰프'를 완성시킨 주인공이에요. 서로를 진심으로 응원하고, 감탄하고, 도와주는 현장이었어요. 그런 현장은 흔치 않아요. 그래서 이 작품은 제 인생에서 영원히 특별할 겁니다."
③으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