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튀르키예 이스탄불, 대륙의 경계 위에서 빛나는 도시
입력 2025-11-10 13:30   

예술과 미식, 역사가 흐르는 곳…다시 세계를 사로잡은 도시

▲아야 소피아 대성당(Hagia Sophia)(사진제공=튀르키예 문화관광부)
튀르키예의 이스탄불이 다시 세계 여행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튀르키예의 이스탄불은 올해 9월까지 누적 방문객 수만 1,350만 명에 달하며, 영국 소비자 전문 매체 ‘위치(Which?)’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유럽 여행 도시’ TOP 5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콘데 나스트 트래블러(Condé Nast Traveller)’ 리더스 초이스 어워드에서는 ‘가족 여행에 가장 적합한 도시’ 중 하나로 꼽히며, 세대를 아우르는 글로벌 여행지로서의 존재감을 입증했다.

역사와 예술이 공존하는 이스탄불은 로마, 비잔틴, 오스만 제국의 찬란한 유산이 켜켜이 쌓인 도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역사지구(Historical Peninsula)’를 중심으로, 아야 소피아 대성당(Hagia Sophia)의 거대한 돔, 블루 모스크(Blue Mosque)의 화려한 타일 장식, 지하의 바실리카 저수지, 그리고 오스만 왕조의 정수를 보여주는 톱카피 궁전(Topkapı Palace)까지 도시 곳곳이 거대한 박물관처럼 살아 숨 쉰다.

▲이스탄불의 현대미술관(사진제공=튀르키예 문화관광부)
이스탄불의 하루는 바다 위에서 시작된다. 유럽과 아시아를 가르는 보스포러스 해협 위로 가을 햇살이 부서지면, 수백 년의 세월을 품은 수변 저택 ‘얄리(yalı)’와 궁전, 모스크들이 황금빛 물결 위로 그림처럼 스쳐 지나간다. 대륙의 경계선 위에서 만나는 이 풍경은, 그 자체로 이스탄불의 상징이다.

가을의 이스탄불은 도시 전체가 예술로 물든다. 지난 9월 27일 개막한 전시 ‘제임스 카메론의 예술(The Art of James Cameron)’은 영화감독의 상상력을 드로잉과 조각 등 300여 점의 작품으로 풀어내며 내년 3월까지 이어진다. 또한 세계적 사진작가 스티브 맥커리(Steve McCurry)의 전시 ‘더 헌티드 아이(The Haunted Eye)’가 토파네이 아미레 문화예술센터에서 11월 30일까지 열려, 인간과 세계를 바라보는 그의 깊은 시선이 관객을 사로잡는다.

▲쿰피르(kumpir, 구운 감자) 요리(사진제공=튀르키예 문화관광부)
여행의 즐거움은 결국 미식으로 완성된다. 튀르키예의 아침은 다양한 치즈와 올리브, 시미트(참깨빵), 달콤한 잼, 그리고 튤립 모양의 잔에 담긴 홍차로 시작된다. 거리에서는 매콤한 ‘코코레치(kokoreç, 양창구이)’와 ‘쿰피르(kumpir, 구운 감자)’, ‘미디에 돌마(midye dolma, 홍합밥)’가 여행자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저녁에는 전통 선술집 ‘메이하네(meyhane)’에서 튀르키예 국민 술 라키(rakı) 한잔과 다채로운 ‘메제(meze)’를 곁들이면, 그 어떤 미슐랭 레스토랑보다 진한 이스탄불의 정취를 맛볼 수 있다.

최근 미쉐린 가이드에 이름을 올린 레스토랑들은 아나톨리아 전통 요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세계 미식가들의 찬사를 받고 있다. 더불어 ‘2025 미쉐린 키 어워드’에서 새롭게 선정된 호텔들은 감각적인 디자인과 탁월한 서비스로, 여행자들에게 수준 높은 휴식의 시간을 선사한다.

가을빛이 물든 보스포러스의 물결처럼, 이스탄불은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가 부드럽게 섞여 흐르는 도시다. 역사와 예술, 미식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이곳에서의 하루는 그 자체로 한 편의 시(詩)다. ‘형제의 나라’ 튀르키예의 심장, 이스탄불은 지금도 세계 여행자들에게 가장 매혹적인 유럽의 도시로 빛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