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에서 계속
'김부장 이야기' 인사팀장으로 주목받은 이현균은 원래 연극 무대에서 먼저 이름을 알린 배우다. 이현균은 2009년 연극 '언니들'로 데뷔해 '고령화 가족', '삼등병', '프랑켄슈타인' 등을 거치며 실력파로 인정받았고, 2015년 서울연극제 연기상을 수상했다.
이현균이 매체로 진출한 첫 번째 작품은 영화 '1987'이었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진실을 알리는 의사 오연상 역으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이후 tvN '비밀의 숲 2',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넷플릭스 '기생수: 더 그레이', 디즈니플러스 '삼식이 삼촌'을 거쳐 '김부장 이야기'에 이르렀다. 이현균은 그렇게 16년 동안 무대 위와 촬영 현장이라는 직장에서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묵묵히 쌓아왔다.
그런데 직장인들이 흔히 하는 말이 있다. 가슴 속에 사직서 하나 품고 산다는 것. '김부장 이야기' 속 김낙수(류승룡)도 결국 사직서를 내고, 인생의 자부심이었던 대기업을 떠났다. 이현균은 어땠을까. 혹시 연기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었을까.
"'사표를 써야겠다'라는 생각을 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물론 힘든 일이 없었던 건 아니다. 때로는 개인적인 이유로, 때론 사회생활 중 생기는 일 때문에 힘든 순간이 있었다. 하지만 그 마음이 '사표', 배우를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긍정적인 편이에요. 힘든 순간이 들이닥쳐도, 배우로서 즐겁게 한 걸음씩 걸어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 일을 그만해야겠다는 생각까진 간 적은 없었어요."
흔들리는 순간을 붙잡아준 건 사람들이었다.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아서 그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힘이 됐다고 했다. 지치지 않게 만들어주는 사람들, 마음의 여유를 주는 사람들, 그는 그 존재들을 소중하게 여겼다.
이현균은 '김부장 이야기'의 인기로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좋지만, 하루 빨리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쏟아지는 칭찬 덕분에 "땅 위에서 5cm 정도 떠서 걸어다니는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대중의 관심이라는 게 금방 왔다 갔다 하잖아요. 그래서 하루빨리 다시 땅으로 내려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저는 땅바닥을 걷는 게 편한 사람이거든요. 하하."

앞으로의 계획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거창한 목표를 세우는 건 오히려 자신을 힘들게 한다고 했다. 어차피 앞일은 모르는 거니까, 지금처럼 주어진 작품을 하나씩 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현균은 '김부장 이야기'의 7화 엔딩, 김낙수의 아내 박하진(명세빈)이 남편에게 건넨 "고생했다"라는 장면이 시청자들에게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 느낌이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됐으면 좋겠어요. 여러분들이 살아온 지금까지의 삶이, 누군가에게 '고생 많았다'고 칭찬받을 만한 삶이었다는 걸 '김부장 이야기'를 통해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또 우리 드라마가 '고생했다'고 위로해줄 수 있는 드라마였길 바라고요. 그런 위로가 한 번이라도 있으면, 앞으로 이어질 삶을 살아갈 때도 큰 용기와 힘을 받게 되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