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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크리스마스 마켓과 함께 따뜻한 겨울 맥주
입력 2025-12-03 11:00   

▲벨기에 크리스마스 마켓(사진제공=벨기에 관광청 )
다가오는 연말, 맥주 애호가들의 시선은 벨기에로 향한다. 차갑게 들이켜는 맥주 공식에서 벗어나 10~12°C의 ‘따뜻한 풍미’로 마시는 계절 한정 맥주, 벨기에 크리스마스 맥주가 돌아온 것이다. 한 해에 단 한 시즌만 만날 수 있는 이 특별한 맥주는 오랜 전통과 깊은 향, 그리고 겨울의 분위기까지 한 잔에 담아 세계 미식가들의 기다림을 채운다.

벨기에 크리스마스 맥주는 중세 수도원에서 유래한 ‘특별 배치’로 시작됐다. 겨울 순례자에게 건넬 위로의 술로 빚어진 만큼 알코올 도수는 7~10%로 높고, 진한 몰트와 건포도·계피·정향·카라멜·흑설탕·오렌지필 등 크리스마스를 연상시키는 향신료가 더해져 깊이를 더한다. 대부분 8월부터 양조를 시작해 수 개월 동안 숙성한 뒤 겨울에 맞춰 출시되며, 해마다 레시피와 풍미가 조금씩 달라 같은 해에 만들어진 맥주는 그 시즌에만 맛볼 수 있다.

▲벨기에 크리스마스 맥주(사진제공=벨기에 관광청 )
한국에서는 ‘얼음처럼 차가워야 맥주’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벨기에는 정반대다. 현지에서는 크리스마스 에일을 ‘천천히 마시는 맥주’라 부르며, 10~12°C에서 향이 열리고 단맛과 스파이스가 살아난다고 말한다. 너무 차갑게 마시면 이 복합적 풍미가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벨기에에서는 “맥주의 겨울 코트는 10도”라는 농담이 있을 만큼, 온도는 풍미의 핵심 요소다. 잔을 살짝 데워 향을 피워 올린 뒤 와인처럼 향을 먼저 즐기는 것도 전통적인 방식이다.

1700종이 넘는 맥주와 유네스코 무형문화재로 등재된 맥주 문화를 자랑하는 벨기에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전국 주요 도시에서 크리스마스 마켓도 활기를 띤다. 브뤼셀, 안트워프, 브뤼헤, 겐트, 디낭 등 중세 분위기가 고스란히 남은 도심에서 열리는 마켓은 대중교통만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오두막 상점들이 늘어선 풍경이 여행객들을 사로잡는다. 11월 말부터 1월 초까지 이어지는 긴 운영 기간도 여행의 여유를 더한다.

▲벨기에 크리스마스 마켓(사진제공=벨기에 관광청 )
현장에서는 지역 특산품과 공예품, 벨기에 초콜릿과 와플, 홍합 요리까지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으며, 물론 시즌 한정 크리스마스 맥주도 빠질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