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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한바퀴' 봉화 기헌고택·약수 풀때기 피자·두부전골 만난다
입력 2026-01-17 19:00    수정 2026-01-17 19:23

▲'동네한바퀴' 봉화(사진제공=KBS 1TV)
'동네한바퀴' 경상북도 봉화 백두대간협곡열차, 오전 약수 풀때기 피자, 법전리 버제이 마을 기헌고택 스테이, 두동마을 두부전골, 원곡마을 토종벌꿀 등을 만난다.

17일 방송되는 KBS 1TV '동네한바퀴'에서는 한 번 닿으면 오래 머물게 되는 경상북도 봉화를 만난다.

◆산악열차 타고 떠나는 겨울 여행

북서쪽으로는 백두대간의 산자락이 펼쳐지고, 남동쪽으로는 낙동정맥이 달리는 소천면. 한때 목재와 석탄을 싣고 달리던 영동선은 이제 오지마을을 연결하고 관광하는 백두대간협곡열차로 새롭게 변신했다. 분천역을 출발해 철암역까지 이어지는 약 28㎞의 구간은 자동차로는 결코 마주할 수 없는 백두대간 협곡이 숨겨 놓은 비경이 차창 밖으로 펼쳐진다. 시속 30~40km로 천천히 달리는 열차에 몸을 싣고, 철길과 산길, 물길이 어우러진 봉화의 또 다른 얼굴을 마주해본다.

▲'동네한바퀴' 봉화(사진제공=KBS 1TV)
◆조선시대 1등 약수로 만드는 화덕피자

소백산맥과 태백산맥, 두 산줄기가 맞닿는 양백지간. 그 중심에 자리한 오전마을은 예부터 주실령과 박달령을 넘나들던 보부상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던 길목이었다. 그 길 위에서 발견된 것이 바로 오전약수다. ‘신선이 놀던 산’이라는 뜻의 해발 1,236m 선달산 자락, 암반 150m 아래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탄산 약수는 조선 성종 때 열린 전국 약수대회에서 1위로 꼽히며 500년 넘게 귀한 맛을 지켜왔다.

오전약수탕의 효험 좋은 약수로 반죽해 굽는 화덕피자가 있다. 2021년부터 산골에서 피자를 굽게 됐다는 황정집, 김명석 부부. 처음에는 누가 이 산골까지 피자를 먹으러 오냐며 다들 만류했지만,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직접 재배한 루콜라가 올라간 피자는 피자를 처음 맛본 할머니들 입에서 정겹게 ‘풀때기 피자’라 불리기 시작했다. 이제는 마을 잔칫날이면 떡 대신 피자가 오를 만큼 약수 피자는 오전마을의 자랑이 되었다. 백두대간 산자락에서 부부가 빚어낸 새로운 삶의 맛을 만난다.

▲'동네한바퀴' 봉화(사진제공=KBS 1TV)
◆뿌리 깊은 색을 빚다, 약용나무 천연염색

마을 밭에 황학이 자주 내려와 장관을 이뤘다 하여 이름 붙여진 황전마을. 고택과 정자가 늘어선 이 고즈넉한 마을에는 봉화의 자연을 색으로 담아내는 천연염색 작가 이승옥 씨가 있다. 산림면적이 83%에 달하는 봉화의 환경 덕에 물푸레나무와 느릅나무, 엄나무, 소나무까지도 자연스레 재료가 됐다. 이제는 펜팔로 만나 사별한 남편의 고향이었던 봉화가 자신의 고향보다 더 고향처럼 느껴진다는 이승옥 씨. 남편이 생전에 마련해 둔 재료와 들과 산을 오가며 구한 나무들로 봉화의 시간과 계절을 물들이는 이승옥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동네한바퀴' (사진제공=KBS 1TV)
◆180년 고택을 지키는 新세대 종부

골 깊고 물이 맑은 첩첩산중 봉화는 시대의 격랑을 피해 은둔의 길을 택한 선비들이 찾아들었던 곳이다. 그중 북으로는 태백산, 남으로는 청량산을 두고 자리한 법전리 버제이 마을 기헌고택에는 종가를 지키는 종부 정영림 씨 부부가 살고 있다. 20여 년간 해외에서 생활하던 두 사람은 10년 전, 삶의 속도를 늦추기 위해 고택으로 돌아왔다. 늦깎이 종부가 된 정영림 씨는 옛 틀에 갇힌 종부의 삶에서 벗어나, 고택 스테이를 통해 종택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곳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신세대 종부 정영림 씨의 유쾌한 고택 살이를 만나본다.

▲'동네한바퀴' 봉화(사진제공=KBS 1TV)
◆청정자연이 준 선물 – 야생이 키운 토종벌꿀

첩첩산중 오지인 봉화에서도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한 원곡마을은 봉화와 울진의 경계에 자리한 화전민촌이다. 원곡마을에서 태어나 단 하루도 마을을 떠나본 적 없는 토박이 윤재원 씨는 짐승조차 접근하기 어려운 절벽에 통나무 벌통을 놓는 전통 방식인 ‘설통’으로 토종벌을 친다. 애벌레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기 위해 채밀 시기를 늦추고, 벌통의 절반 가까이 꿀을 남기는 등 태백준령이 주는 가르침을 따라 욕심 없이 자연과 발맞춰 살아가는 그의 삶을 들여다본다.

▲'동네한바퀴' 봉화(사진제공=KBS 1TV)
◆두메산골에서 겨울을 나는 법 – 건강한 두부 밥상

세종실록지리지에 '봉화의 진산'이라 기록된 문수산 자락의 마지막 동네이자, 산으로 막혀, 막을 두(杜) 자를 쓴 태백산 남쪽 끝자락의 두동마을. 단백질을 얻기 쉽지 않은 이곳 마을 사람들은 두부 밥상으로 긴 겨울을 견뎌왔다. 찬 기운이 산골에 내려앉기 시작하면, 직접 농사지은 백태로 가마솥에 두부를 만든다는 이재남 씨. 종손에게 시집와 1년에 제사만 열네 번을 지내며 몸으로 익힌 손맛은 이제 이 집 밥상의 뿌리가 됐다. 콩가루를 더한 냉이시래기국에 두부전골, 들기름 두부부침까지. 추위를 이겨내는 지혜와 43년 세월 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부부의 정이 스며든 삼삼한 산골 밥상을 맛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