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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카, 천생 ‘딴따라’ (인터뷰 ①)
입력 2016-05-17 08:59   

▲가수 제시카(사진=코리델엔터테인먼트)
【상당 수의 연예인이 실제 자신의 모습과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 사이의 괴리 때문에 괴로워한다. 가끔 눈물까지 흘리며 ‘진정성’을 호소하는데, 안타까운 마음이야 백번 이해한다만 때론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회생활이란 게, 원래 그래요.”

그런 면에서 제시카는 타고난 엔터테이너라 할 수 있다. 음악이나 연기는 물론, 패션, 뷰티 등 자신의 관심 분야를 ‘일’로써 소화해낸다. ‘깍쟁이’, ‘얼음공주’라는 수식어를 억울해 하기 보다는, 오히려 그 나름의 매력으로 소구된다. 때론 뜻하지 않은 오해가 그녀의 뒤를 꼬리표처럼 따라붙지만, 그 역시 ‘쿨’하게 넘긴다. “In the end, 진심은 통할 거라고 믿어요”란 말을 남기며.】

Q. 한동안 국내 활동을 보기가 어려웠어요. 어떻게 지냈나요?

제시카: 해외 활동을 많이 했어요. 중국에서는 영화도 두 편째 찍고 있고요. 요즘에는 친근한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려고 해요. 실제 제 성격이나 라이프스타일을 궁금해 하는 팬들이 많더라고요. 중국어 실력은 아직 서툴지만, 제 모습 그대로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국내에서는 KBS월드 ‘뷰티바이블’을 진행하고 있어요. 늘 관심이 많았던 분야죠. 더구나 해외 팬들도 보기 쉬운 방송이라, ‘덥석’ 물었어요.(웃음)

Q. 중국에서 찍고 있다는 영화는 어떤 작품이에요?

제시카: ‘애정포우’와 ‘마이 아더 홈(My other home)’이에요. ‘애정포우’는 작년에 촬영을 마쳤고, 곧 중국에서 기자회견이 열려요. 오래된 연인의 이야기를 그렸죠. 감독님이 화면을 예쁘게 담기로 유명하신 분이에요. ‘마이 아더 홈’은 스테픈 마버리라는, NBA 출신 농구선수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에요. 저는 촐싹대는 매니저 역할로 나오고요.(웃음) 지금 촬영 진행 중이고 내년에 개봉될 예정이에요.

Q. 바쁜 일정이네요. 음반 작업은 언제 시작한 거예요?

제시카: 틈틈이 했어요. 1년 가까이, 뉴욕-도쿄-한국을 오가면서 작업했죠. 공항에 가면 팬들이 배웅을 오잖아요. 제가 왔다 갔다 하는 걸 보면서 ‘놀러갔구나’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텐데, 그 때마다 이렇게 말하고 싶었어요. “너희한테 말만 안 할 뿐이지, 나 음반 작업하러 간 거거든?” 하하하.

▲가수 제시카(사진=코리델엔터테인먼트)

Q. ‘가수’ 제시카를 향한 팬들의 염원이 상당했다고 들었어요. 음악에 대한 당신의 열망은 어땠나요?

제시카: 노래하는 건 늘 좋아했죠. 특히 녹음할 때가 가장 좋았어요. 내 목소리와 내 감정이 어떻게 나오는지를 오롯이 느낄 수 있잖아요. 정말 매력적인 작업이죠. 그런데 그룹 활동 당시에는 내 색깔이나 의견을 넣기가 어려웠어요. 멤버들과 색깔을 믹스해야 하고 밸런스를 맞춰야 하니까요. 지금은 오로지 내 음반, 내가 팬들과 나눌 수 있는 음악이라 제 색깔이 많이 묻어났어요.

Q. 제시카의 색깔이라 함은…

제시카: 밝은 분위기요. 처음에 제 음반 작업 소식을 듣고 발라드를 기대하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아마도 제가 겪었던 일련의 일들 때문이겠죠. 그런데 누구나 힘든 일을 겪잖아요. 제 음악을 통해 희망적이고 밝은 에너지를 얻길 바랐어요.

Q. 작업 과정은 어땠어요?

제시카: 정말 좋았어요. 소녀시대로 활동할 때에는 한 시간이면 녹음이 끝났거든요. 제 파트만 부르면 되니까요. 그런데 미국은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백짓장부터 시작했어요. “네가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데?” “비트는 뭐가 더 좋니?” 등 저와 계속 얘길 나누며 음악을 만들어 갔죠. 그리고 미국 프로듀싱 팀은 작업실에서 숙식을 다 해결해요. 하루는 작곡가 오빠가 저한테도 작업실에서 자고 가라는 거예요. 난 이미 호텔까지 다 예약해놨는데! 하하하.

▲제시카(사진=코리델엔터테인먼트)
Q. 타이틀곡 ‘플라이’의 경우 작사에도 직접 참여했죠. 어떤 생각을 가사에 녹이고 싶었나요?

제시카: 누군가에게 희망을 불어 넣어주고 싶었어요. 1인칭 시점으로 쓴 가사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얘기를 들려주는 형식이죠. 후반부에는 그 ‘누군가’가 희망을 얻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모습을 그렸어요.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죠.

Q. 당신이 이 곡을 통해 희망을 주고 싶은 것처럼, 누군가 당신에게도 희망과 용기를 준 적이 있겠죠?

제시카: 우선 스태프들이나 회사 직원 분들이요. 끊임없이 응원을 해주고 엄청난 지지를 보내줘요. 가장 큰 힘이 되는 건 역시 팬들이에요. 이 음반이 나오게 된 계기 자체도 팬들의 요청 때문이었고요. 음반 타이틀 ‘위드 러브 제이’가 데뷔 때부터 사인 뒤에 붙이는 문구거든요. 팬들에게 이 음반이 ‘선물’이 되길 바라면서 지은 거예요.

Q. 그런데 음악 방송 활동은 계획돼 있지 않는다면서요. 팬들이 아쉬워하진 않던가요?

제시카: 음악 방송 말고, 활동을 좀 다르게 하고 싶어요. 사실 음악 방송이 팬들과 가깝게 만날 수 있는 자리는 아니니까요. 팬미팅이나 팬사인회 등 팬들과 가까이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어요.

Q. 음악 외에도 더 신경을 쓴 부분이 있다면요?

제시카: 자유분방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동안은 모든 게 완벽하고 늘 예뻐야 했다면, 이번엔 좀 더 프리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요.

▲가수 제시카(사진=코리델엔터테인먼트)

Q. 부담이 컸을 것 같아요. ‘제시카’라는 이름으로 내는 첫 음반이기도 하고, 직접 프로듀싱까지 했으니까요.

제시카: 당연히 부담스러웠죠~!(웃음) 그렇지만 아까 얘기한 대로, 제가 용기를 얻을 수 있게끔 옆에서 지지를 많이 해줬어요. “이거 어떻게 해”라고 잠시 울상이 돼 있으면 늘 플랜 B, 플랜 C를 제시해줬죠. 그리고 살다보니까, 안 되는 건 없더라고요.(웃음)

Q.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곡은 뭐예요?

제시카: ‘러브 미 더 세임(LOVE ME THE SAME)이요. 뮤직비디오까지 냈어요. 미니음반이니까 굳이 뮤직비디오를 두 편이나 만들 필요는 없었는데, 제가 고집을 부려서 만들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노래에요. 미디움 템포의 알엔비 발라드 넘버인데, 크리스탈은 이 곡을 타이틀곡으로 하라고 할 정도였죠. 여성적인 감성이에요. 남자 분들은 별로 안 좋아하시더라고요.(웃음)

Q. 그렇게 좋아하는 노래라면, 더블 타이틀곡으로 할 수도 있었잖아요.

제시카: 더블 타이틀곡을 하면, 한 곡은 결국 망하더라고요. 하하하. 농담이고요, 타이틀곡 하나에 좀 더 집중하고 싶었어요. 저에게 더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음반을 다 들어주실 테고, 그러면 이 곡도 같이 좋아해주실 것 같아요.

Q. 음원 성적은 얼마나 예상하고 있어요?

제시카: 요즘엔 음원 시장이 달라지고 있어요. 회사의 규모나 가수의 인기도에 기대지는 않죠. 가수의 이미지나 음악적 색깔은 물론, 노래가 발표될 때의 날씨나 이벤트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음악이 좋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지 않을까요?

Q. 아까 크리스탈 얘기를 잠깐 했는데, 이번 음반에 대해 크리스탈은 뭐라던가요?

제시카: 제가 음반 준비를 시작했을 때, 가장 신나했던 아이가 크리스탈이었어요. 타이틀곡을 선정에도 신경을 어찌나 많이 쓰던지, 짜증이 날 정도였다니까요? 하하하. 티저를 낼 때부터 사진 고르는 건 물론이고, 순서까지 다 챙겨 보더라고요. 뮤직비디오 촬영장에도 와서 팔짱끼며 감독님처럼 돌아다니고요.(웃음) 정말 고맙죠. 가장 든든한 동료이자 가족이에요.

▲가수 제시카(사진=코리델엔터테인먼트)
Q. 솔로 제시카로서,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요?

제시카: 요즘 엔터테이너들은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것 같아요. 저도 마찬가지로 여러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연기도 조금씩 하고 있고, 음반을 들고 나왔으니 음악도 계속 들려드려야 겠죠. 브랜드 사업, 화보, 뮤지컬, MC 등 제 직업이 다섯 개도 넘는 것 같아요.(웃음) 한 가지만 하면 질릴 수도 있을 텐데, 다양한 일을 하다 보니까 더 재밌어요. 그 덕에 더 좋은 에너지가 나오고, 그러다보니 결과물에서도 그 기운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 같아요.

Q. 마지막 질문이에요. 아까 스테픈 마버리의 인생을 그린 영화를 촬영 중이라고 했죠? 만약 제시카의 인생을 담은 작품을 만든다면 어떤 모습이 그려지길 바라나요?

제시카: 우와! 정말 제 영화가 만들어진다면 좋겠네요! 아니면 책으로 나와도 재밌을 것 같고요. (소속사 직원을 바라보며) 최측근이 써줬으면 좋겠는데….(웃음) 화려함 뒤에 숨겨진 많은 일들을 담고 싶어요. 화려하지만 그 안에 평범함도 있고, 싸움도 있고, 눈물도 있거든요. 겉으로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여주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