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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리뷰] '정직한 후보', 찐웃음 향한 라미란의 정직한 코미디
입력 2020-02-11 01:00   

▲영화 '정직한 후보' 포스터(사진제공=NEW)

사람은 8분에 한 번꼴로 거짓말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거짓말을 안 하는 영화 '정직한 후보'는 8분에 여러 번 관객들을 웃긴다.

영화 '정직한 후보'(감독 장유정)는 '거짓말을 하지 못하게 된 3선 국회의원'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코미디 영화다. 총선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하루 아침에 거짓말을 못하게 된 국회의원 주상숙(라미란)의 선거 운동을 코믹하게 그렸다.

'정직한 후보'는 브라질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큰 인기를 얻었던 동명의 원작 영화(원제 'O Candidato Honesto')를 리메이크했다. 브라질 영화는 남성 대통령이 주인공이지만, '정직한 후보'는 여성 국회의원 후보가 주인공이다. 감독은 "라미란을 캐스팅하기 위해서"라고 그 이유를 밝혔고, 그의 말마따나 '정직한 후보'의 웃음 지분은 라미란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영화 '정직한 후보' 스틸컷(사진제공=NEW)

라미란은 '3선의 품격'을 강조하는 기성 정치인 주상숙부터 하루아침에 거짓말을 못 하게 돼 당황하는 '진실의 주둥이' 주상숙까지 현실감 있는 연기를 선보인다. 라미란 특유의 능청스러움과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는 생활 연기에 관객들은 '거짓말을 못 한다'는 새로울 것 없는 설정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또 극중에서 주상숙은 국회의원이자 아내, 며느리, 엄마, 손녀다. 다양한 역할 속에서 할 말을 하는 솔직한 라미란의 맞춤 연기가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 주상숙이 쏟아내는 지나치게 솔직한 말들이 더욱 통쾌하게 다가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영화 '정직한 후보' 스틸컷(사진제공=NEW)

라미란과 다른 배우들의 코믹 호흡도 일품이다. 특히 주상숙의 보좌관 박희철 역의 김무열은 라미란의 든든한 서포터다. 시종일관 진지한 모습으로 생계형 보좌관을 현실적으로 표현한다. 지금까지 코미디 영화를 왜 하지 않았을까 아쉬울 정도다.

정치적 메시지를 직접 던지지는 않지만, 정치 풍자는 수준급이다. 정치인 아들의 군면재, 정치인 성추행 사건, 사학재단 비리 등 다양한 소재들을 유쾌하게 다룬다. '정직한 후보'가 많지 않은 현실이 오히려 '정직한 후보'의 코미디를 더욱 강조한다.

▲영화 '정직한 후보' 스틸컷(사진제공=NEW)

비현실적인 판타지를 현실로 느끼게 하는 배우들의 호연과 정직한 후보들이 많지 않은 현실이 빚어내는 찐웃음, '정직한 후보'는 오는 12일 개봉한다. 러닝타임 104분. 12세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