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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투쇼 10년③] UCC·단편영화…11살 ‘컬투쇼’가 그릴 미래는?
입력 2017-01-13 08:10   

▲10주년을 넘어 11년차를 맞은 SBS 간판 라디오 프로그램 ‘두시탈출 컬투쇼’(사진=SBS)

SBS 간판 라디오 프로그램인 ‘컬투쇼’가 2017년을 기점으로 11년차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10주년을 맞은 ‘컬투쇼’는 과거 UCC 콘테스트에 이어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었다.

지난 2006년 5월 1일 첫 방송된 SBS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는 라디오에 ‘방청객’을 두는 독특한 형식으로 주목 받았다. ‘형식의 파괴’를 통해 라디오계에 샛별처럼 등장한 ‘컬투쇼’는 DJ 컬투(정찬우 김태균)가 청취자 사연을 맛깔나게 소개한 레전드 사연이 인터넷과 모바일 등을 통해 회자되는 등 여전히 인기몰이를 이어나가고 있다.

‘컬투쇼’는 2006년 동시간대 청취율 1위, 2007년 FM 전체 청취율 1위, 2008년 라디오 전체 청취율 1위를 달성했다. 현재도 독보적인 청취율로 10년 연속 라디오 청취율 1위를 기록 중이다. ‘철 지난’ 프로그램이 아닌, ‘진행형’의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컬투쇼’에 있어 지난 2016년은 무엇보다도 특별했다. 10주년을 맞은 지난해, ‘컬투쇼’는 다양한 실험에 돌입했다. 그 첫 행보는 바로 단편영화의 제작이다. 청취자 사연을 바탕으로 ‘단편영화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영화감독 우문기가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시나리오를 다듬어 배우 오정세 박지영 지수 주연으로 영화 ‘돌고돌고돌고’를 완성했다.

‘돌고돌고돌고’는 10분 분량의 단편영화로, ‘컬투쇼’ 사연 중 운전을 좋아하는 어머니가 중고차를 구입한 뒤 운전하다 차가 멈추지 않아 생긴 에피소드를 재미나게 각색한 작품이다. 운전하는 어머니와 차를 세우기 위한 카센터 직원들의 노력이 익살스럽게 표현됐다. 지난해 10월 ‘대단한 단편영화제’에 출품돼 최우수상 격인 ‘금관상’을 수상하는 저력을 보였다.

▲SBS ‘두시탈출 컬투쇼’가 진행한 UCC 콘테스트(위), 지난해 제작한 단편영화 ‘돌고돌고돌고’(사진=SBS)

앞서 총 5차에 걸친 UCC콘테스트를 개최했던 ‘컬투쇼’는 청취자들의 사연으로 만든 기발하고 재미있는 영상들로 온라인상에서 많은 화제를 낳았다. 이에 힘입어 단편영화까지 성공시킨 ‘컬투쇼’는 또 다른 도전에도 나섰다. 바로 ‘JYP’ 박진영과의 컬래버레이션 음원 발표다.

SBS파워FM 20주년을 기념한 ‘쏭프로젝트’ 3탄으로 꾸며진 컬래버레이션 음원은 ‘각박한 세상 속 뜨거운 우정을 그린 로커빌리 곡’으로 꾸며졌다. 청취자가 직접 지어준 팀명 ‘컬YP’로 이들이 발표한 노래의 이름은 ‘십만원’. 해당 곡을 작사·작곡한 박진영은 “모두가 어려운 시대에 힘이 될 수 있는 노래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UCC 영상으로도 제작되고 단편영화로도 탈바꿈되는 등 다양한 콘텐츠 활용법을 보여온 ‘컬투쇼’, 11주년을 맞으며 어떤 변화를 꿈꾸고 있을까. 시니컬한 화법을 가진 정찬우는 “이제 ‘컬투쇼’가 다른 형식의 파괴를 선보이는 건 힘들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찬웅 PD 또한 “새로운 형식의 파괴 등 변화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얘기를 나누지 않았다. 고민을 해보겠다”고 했고, 정찬우는 “내가 나이가 들면서 가르치려는 습관이 생긴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요즘 문화들을 이해하려 노력한다. 형식의 파괴보다는 새로운 것들을 이해하며 같이 나눌 자세가 더 중요해진 것 같다”고 부연했다.

▲SBS 파워FM 20주년을 맞아 새롭게 선보인 박진영X컬투 컬래버레이션(사진=SBS)

김태균은 색다른 대안을 내놨다. “UCC 동영상 콘테스트를 한창 하지만 이제는 안한다. 그 점이 조금 안타깝다”고 말문을 연 그는 콘텐츠 재생산이 가진 힘을 높게 평가했다.

김태균은 “UCC 동영상이 ‘컬투쇼’의 화제몰이에 큰 도움이 됐다”면서 “이번엔 ‘컬투쇼’ 사연을 TV프로그램으로 만드는 등 원 소스 멀티 유즈(OSMU; One Source Multi Use)를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TV쇼와 라디오가 연결된다면 그것 또한 형식의 파괴가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김태균은 ‘컬투쇼’ 콘텐츠의 확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현재 콘텐츠의 플랫폼은 많아졌고 프로그램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모바일 붐이 일어나며 1인 콘텐츠는 큰 폭으로 증가했고, 이에 따라 SBS도 자체적으로 ‘모비딕’이라는 브랜드를 내세우며 모바일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그런 만큼 ‘컬투쇼’에게도 경쟁자들이 많이 생긴 셈이다.

하지만 ‘컬투쇼’는 청취자들과 함께 해온 시간이 있고 이는 곧 혁혁한 역사가 됐다. 11년차로 접어든 ‘컬투쇼’, 이제는 콘텐츠의 재생산으로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지나온 10년의 시간만큼 앞으로 ‘컬투쇼’가 써내려갈 역사도 남다른 길을 걷게 되지 않을까. ‘컬투쇼’와 함께 자라온 이들이 한 세대를 꾸리고 있는 만큼 ‘컬투쇼’의 확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