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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도로 간 사나이' 이용오, '인간극장' 20주년 특집…다시 보고 싶은 주인공
입력 2020-05-04 07:50   

▲‘황도로 간 사나이' 이용오(사진제공=KBS 1TV)
'인간극장'이 20주년을 맞아 ‘황도로 간 사나이' 이용오 씨를 만났다.

4일 방송되는 KBS1'인간극장'에서는 20주년 특집으로 2016년 방송됐던 ‘황도로 간 사나이' 편을 방송한다.

◆무인도인 황도로 떠난 남자

2016년 8월에 방송된 '인간극장'에서 황도에 정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이용오 씨. 한국판 ‘로빈 크루소’ 같다 하여 ‘황도 이장 크루소’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유일하게 휴대폰 사용이 가능한 황도 정상이라도 오르는 날에는 수십 통의 부재중 전화를 확인해야 했다. ‘멋진 삶을 산다,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라며 응원을 해주는 사람들도 있었고 ‘황도에 머무르면서 병을 고치고 싶다’라며 직접 찾아오는 사람들까지 있었다.

황도는 원래 사람이 사는 섬이었지만 안전을 우선한 정부의 시책으로 이주정책이 시행돼 40여 년 동안 무인도로 방치됐던 곳. 용오 씨 매형이 ‘조상 땅 찾기 운동본부’의 연락을 받고 그곳에 외조부의 땅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처남인 용오 씨의 인생에 대변화가 찾아왔다.

사업에 거듭 실패한 후, 절망감에 빠져 있던 용오 씨는 무엇이라도 찾아보고 싶은 마음으로, 자신의 인생을 다시 설계해보고 싶은 생각으로 무인도 황도로 떠나 그곳에서 자급자족하며 자리를 잡으려 애썼다. 그러나 황도는 대부분이 돌로 이루어진 척박한 땅. 전기도 수도도 들어오지 않을 뿐 아니라 5월까지 추위가 찾아올 정도로 사람이 살기 어려운 곳이었다. 그러나 용오 씨는 씩씩하게 그곳 생활에 적응해갔다.

▲‘황도로 간 사나이' 이용오(사진제공=KBS 1TV)
◆다시 황도로 떠나다.

4년이 지난 후, 용오 씨는 여전히 황도에서 살고 있을까. 자신이 찾고자 했던 새로운 인생은 찾았을까. 많은 이들이 다시 보고 싶어 하는 황도 이장 용오 씨를 다시 만났다. 그는 황도가 아닌, 황도에서 배로 한 시간 거리인 삽시도라는 섬에 있었다. 지난 해 9월, 거세게 몰아닥친 태풍 ‘링링’ 때문에 황도에 애써 일군 그의 보금자리는 폐허가 됐다. 안전마저 위협받는 상황에서 그는 서둘러 황도를 떠나 삽시도로 왔다. 집이 있는 서울로 올라가지 않고 삽시도에 머문 것은 여건이 되면 바로 황도로 돌아가기 위해서였다.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4월 초, 다시 황도로 간 사나이 용오 씨. 그러나 섬은 엉망이었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집을 고치고, 우물을 청소하며 무인도 살이를 시작한 용오 씨. 달라진 것도 있다. 유일한 황도 주민 용오 씨만을 위해 병원선이 진료를 오는가 하면 방송을 보고 황도까지 찾아오는 이들이 늘어났다. 무려 한 달 평균 50여 명이나 될 정도이다. 다시 황도로 간 사나이에게 황도는 여전히 도전과 모험의 설레임을 주는 땅. 그가 그려갈 황도가 궁금해진다.

▲‘황도로 간 사나이' 이용오(사진제공=KBS 1TV)
◆새로운 직업이 생겼다.

그가 더 열심히 황도에 뿌리를 내려야 할 이유가 생겼다. 황도에서 제2의 직업 ‘황도 동영상 크리에이터’가 된 것이다. 우연히 황도에서의 생활을 인터넷 동영상에 올렸는데 의외로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인간극장'을 통해 알려진 그의 일상에 흥미를 느낀 이들이 열혈 구독자가 되었던 것이다. 이제 3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하게 되었다.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 돈을 벌게 되자, 그동안 무인도로 떠난 남편과 아빠 때문에 애를 태웠던 가족들에게도 떳떳해졌다.

하지만 해충과 태풍의 위험은 여전하다. 홀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는 난관도 있다. 그리고 외롭고 고독하다. 그럼에도 황도에서 제2의 삶을 찾았다며 행복하다고 하는 용오 씨. 이제는 자신의 직장이자 삶의 터전이 된 황도에서 그가 안부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