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파트너' 속 재희는 엄마를 더 좋아했을까요? 아빠를 더 좋아했을까요?"
배우 유나는 잠시 고민하더니 재희가 엄마 차은경(장나라)을 더 좋아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곧이어 배우 유나는 엄마 역할의 장나라가 더 좋았는지, 아빠 지승현이 더 좋았는지 물었다. 딱딱한 분위기를 녹여보려는 유치한 질문이었다.
유나는 원망 섞인 목소리로 "이거 물어보려고 아까 그 질문 한 거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나의 얼굴에는 영락없는 14세 중학교 1학년 소녀의 미소가 가득했다.
유나는 지난달 20일 종영한 SBS '굿파트너'에서 차은경과 김지상(지승현)의 딸 김재희 역을 맡아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최근 서울 마포구 비즈엔터를 방문한 유나는 '굿파트너' 속 재희처럼 자기 생각을 또렷하게 이야기할 줄 아는, 심지가 굳은 배우였다. 배우 장나라가 유나를 아역 연기자가 아닌 어깨를 나란히 한 동료 배우로 생각하고, 연기 호흡을 맞췄다고 말한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극 중 김재희는 부모의 이혼 소송을 직접 겪고, 복잡한 감정을 품은 13세 어린이다. 특히 아빠의 불륜을 목격하고, 그로 인한 가정 파탄 속에서 홀로 이불 속에서 오열하기도 하고, 아빠한테 직접 분노를 표출할 때도 있었다. 유나는 재희와 같은 경험은 해본 적 없지만, 대본 속 상황을 천천히 생각하며 감정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감정신이 있을 때는 음악을 들어요. 어렸을 때부터 듣던 플레이리스트가 있는데, 그걸 들으면 마음이 차분해지거든요. 그 상태에서 대본 속 상황을 생각하면서 감정을 끌어올리죠. 촬영에 들어가면 그 인물에 최대한 빠져들려고 노력해요."
주변에선 김재희의 감정을 만 13세 유나가 소화하기엔 너무 고된 일이 아닐까 걱정도 했다. 하지만 유나는 "재희가 우는 것은 내가 우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배우 유나와 극 중 캐릭터를 확실하게 구분하고, 카메라가 촬영을 시작하면 그 캐릭터의 감정에 빠져든다고 전했다.
극 중 엄마 차은경과 아빠 김지상은 철천지원수처럼 싸웠지만, 이를 연기한 장나라와 지승현은 유나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돼줬다. 장나라는 유나의 생일에 현장에 케이크를 준비해와 깜짝 파티를 해줬고, 지승현은 치킨 기프티콘을 선물해줬다.
"장나라 엄마는 느티나무 같은 분이에요. 촬영장에서도 엄청 든든하게 챙겨주시고, 많은 위로를 주셨어요. 배우로서뿐만 아니라 인생에서도 많은 가르침을 받았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는 마지막 회에 아빠를 다시 만나러 가는 장면을 꼽았다. 유나는 아빠가 불륜을 저지르며 자신을 배신했지만, 여전히 아빠를 사랑하는 마음을 인정하고, 성장의 발판으로 삼는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유나는 아빠를 만나러 가는 재희의 모습이 멋있었다며, 자신은 재희와 그렇게 닮지 않은 것 같다고 털어놨다.
"재희는 똑똑하고 도도한 성격인데, 저는 좀 산만해 보일 정도로 밝아요. 하하. 엄마 아빠 말도 잘 듣고요."
②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