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계획대로 되는 게 없다는 걸 느꼈어요, 물론 계획을 하지도 않지만요. 하하."
모델 출신 배우 심소영은 '엄마친구아들' 속 이나윤처럼 솔직하고 꾸밈이 없었다. 또 그의 맑은 눈빛과 해사한 미소는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하는 힘을 갖고 있었다. 타고난 매력을 지니고 있지만, 심소영이 배우로 첫걸음을 내딛기까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심소영은 지난 6일 종영한 tvN 드라마 '엄마친구아들'에서 최승효(정해인)를 짝사랑하는 건축사 사무소 아틀리에 '인'의 직원 이나윤을 연기했다. 2015년 모델로 데뷔한 지 9년 만에 처음으로 장편 드라마에 출연하게 된 그는 '처음'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상큼하고 발랄한 연기로 극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했다.
최근 서울 마포구 비즈엔터를 방문한 심소영은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연기자 변신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오디션을 볼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의 매력을 알리고, 작품에 참여하기조차 쉽지 않으니 배우를 하는 것이 옳은 방향인지 의심하기도 했다.
하지만 심소영은 포기하지 않았다. 연기에 집중하며 자신을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자신을 향한 의심과 꿈을 향한 노력이 반복되는 가운데, 심소영은 올해 초 '엄마친구아들' 오디션을 봤다.
"제가 심리학을 전공해서 그런지 주변 사람들 상담을 정말 잘 해줘요. 프로필 특기란에도 상담하기라고 적을 정도예요. 하하. 그런데 마침 오디션 현장에서 받은 대본이 승효(정해인) 선배를 상담해주는 장면이었어요. 나에게 어울리는 대본도 받게 되니 '뭔가 잘 되려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심소영은 '엄마친구아들' 오디션 합격 소식을 올해 1월 16일, 자신의 생일파티 자리에서 듣게 됐다. 오래 기다려왔던 순간이었고, 잊을 수 없는 생일선물이었다. 하지만 드라마 측의 공식 캐스팅 보도가 있기 전까지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현장에서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첫 촬영 전까지 대본을 보고 또 봤다.
"촬영 중반까지도 내가 잘하는 게 맞는 건가 의문이 들었어요. 첫 드라마다 보니 부담감이 상당했죠. 그렇게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벌써 드라마가 종영했다니 감사하고, 얼떨떨하고, 또 아쉬워요. 지금 다시 하면 더 좋은 연기를 보여줄 수 있었을 것 같거든요."
같은 대사도 말하는 사람에 따라, 말하는 상황에 따라 느낌이 달라진다. 심소영은 이런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 연기가 재미있으면서도,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자기가 고민 끝에 찾은 정답도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 오답처럼 보였다. 그런 심소영에게 '엄마친구아들' 촬영 현장은 배움터였다. 특히 현장에서 정해인과 전석호는 심소영의 연기 선생님이었다.
"혼자 연기를 공부하던 지난 몇 년보다 '엄마친구아들'을 촬영했던 몇 개월의 경험이 더 귀중했어요. 정해인 선배는 정말 배려심이 깊고 따뜻해요. 주연 배우로서 정말 바빴을 텐데, 시간을 쪼개 제 연기에 대한 피드백을 해주실 땐 감사했어요. 덕분에 현장에서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었죠.
전석호 선배는 현장을 항상 유쾌하게 만들어주셨어요. 어려운 장면도 선배 덕분에 쉽게 소화할 수 있었어요. 선배들이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과 디테일을 어깨너머로 배울 수 있었던 건 값을 매길 수 없는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②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