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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탐구 집' 최소한의 집
입력 2025-01-14 21:50   

▲'건축탐구 집'(사진제공=EBS1 )
'건축탐구 집'이 강원도 고성에 위치한 6평 농막과 16평 구멍 난 촌집 등 적으면 적을수록 좋은 최소한의 집들을 찾아간다.

14일 방송되는 EBS1 '건축탐구 집'에서는 강원도 고성에서 새 삶을 시작한 건축주의 사연을 만난다.

◆움직이는 북유럽풍 6평 농막

강원도 정선, 하얀 눈이 수북이 쌓인 땅 위로 북유럽풍 농막이 놓여있다? 6평 넓이에 5미터 높이로 지어져 보는 이들을 압도하는 농막. 완벽한 퀼리티에 모두 전문 건축가가 지었을 거라 예상하지만 이 집을 지은 사람은 바로 전직 일렉 기타리스트였던 건축의 ‘건’자도 몰랐던 건축주이다.

사놓은 땅에 조립식 농막 하나 가져다 놓으면 끝나는 줄 알았는데 가격이 상상이상이다. 결국 직접 망치를 들기로 한 건축주 남편이 이 농막을 완성하기까지 장장 2년이 걸렸다. 하지만 지난 2년간의 노력은 전혀 헛수고가 아니었다.

6평 농막이지만 부부를 만족시키기엔 충분하다. 화장실이 넓었으면 하는 아내를 위해 6평 농막에 2평 화장실을 만들어준 건축주. 덕분에 아내는 집에서 샤워하는 것보다 농막에서 샤워하는 게 더 좋다고 할 정도다. 아내 사랑은 여기서 끝이 아닌데... 평소 아토피가 있는 아내를 생각해 내부는 온통 친환경 본드와 편백나무로 작업하였고 외부도 북유럽 스타일을 지향해 적삼목으로 마감하였다.

또한 눈이 많이 내리는 강원도의 날씨를 고려해 가파르다 못해 뾰족한 경사지붕을 둬 더욱더 북유럽 집을 연상케 한다. 덕분에 층고 또한 높아져 180cm가 넘는 건축주가 다락방에서 몸을 숙이지 않고 걸어 다닐 수 있다.

어느 하나 건축주의 손길이 가지 않은 것 없는 이 집. 결국엔 건축주는 냉장고 넣을 자리를 만들다가 뼈가 보일 정도로 손이 크게 다치고 만다. 회복 후 아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다시 공사를 시작했다가 다리에 톱날까지 박혔다는데. 고작 6평이지만 건축주의 피, 땀, 눈물이 고스란히 쌓여 만들어 졌다.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지만, 이제는 행복한 오도이촌 생활을 하며 지내고 있는 건축주. 이젠 소소한 수익을 내는 어엿한 농사꾼으로 즐거운 농막 생활을 누리고 있던 와중에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다 지어놓은 농막을 곧 옮겨야 한다는 것. 과연 농막을 옮겨야 하는 건축주의 사연은 무엇일까? 옮겨야만 되는 운명에 처한 북유럽풍의 6평 농막을 탐구해본다.

▲'건축탐구 집'(사진제공=EBS1 )
◆16평 구멍 난 촌집

강원도 고성엔 구멍 뚫린 집이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하디 평범한 집이지만 비밀은 내부에 있다. 16평 공간이 전혀 16평처럼 보이지 않는 비밀은 모두 이 ‘구멍’에 있다는데 겉으로 보기엔 절대 알 수 없다.

16평 집에서 마치 24평의 공간감이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거실과 부엌을 분리한 벽에 구멍을 뚫은 것. 디자인에 감각이 있는 아내의 의견을 수용해 뚫은 큼지막한 구멍 덕분에 건축주 부부는 서로 다른 공간에 있어도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다. 또한 거실 전면의 폴딩도어는 뻥 뚫린 개방감을 줘 도시 집에서 살 때 가졌던 압박감을 모두 날려버릴 정도로 속이 다 시원하다.

큰 문제 없이 수리했던 본채와 달리 별채는 정말 건축주의 피땀이 들어간 집이라는데. 아무리 집 한 채를 홀로 고쳤어도 초보 딱지 떼기란 하늘의 별 따기. 손가락이 잘릴 위기부터 기계에 목이 갈려 피칠갑이 된 사연까지 그래도 노력이 빛을 발해 본채에서는 최대 난코스였던 욕실 타일 바르기를 유럽식 미장 욕실로 화려하게 완성했다.

홀로 고군분투해 피 땀 흘려 고친 집이 두 채.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어 포기를 몰랐던 건축주에겐 이 두 채가 그를 살린 집이나 다름이 없다. 마치 닭장을 연상케 하는 도시 집. 2시간은 넘게 걸리는 출근길. 남편은 잘 버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여느 날과 다르지 않았던 출근길에서 당한 불의의 사고로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결국 도시를 떠나기로 결정한 건축주 부부. 그들의 새로운 삶은 고성에서 다시 시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