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방송되는 KBS1 '동네 한 바퀴' 317화에서는 봄날처럼 눈부시고 따뜻한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 올해의 봄, 당신께 드릴게요
36년간 횟집을 운영한 아버지와의 추억을 품은 김지윤 씨는 꽃을 주제로 한 화과자를 만든다. 꽃 사진을 찍고, 스케치하며 찹쌀 반죽으로 잎사귀 하나까지 정성스럽게 재현한다. 그녀의 손끝에서 피어난 화과자는 아버지에게 배운 ‘계절의 아름다움을 선물하는 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벚꽃 명소 방화근린공원에서 만난 ‘짚공예 할아버지 삼총사’. 직접 지은 초가집 아래, 볏짚을 꼬며 옛 기억을 되살리는 어르신들의 손길은 강서구가 한때 농촌이었음을 증명한다. 20년째 이어진 그들의 작업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동네에 남은 따스한 역사의 조각이다.
◆ 아버지와 함께라면 오늘도 장작불은 활활
화곡본동시장 인근 골목에서 30년째 장작구이 통닭을 지키는 정병수 씨. 끈끈한 단골 손님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쉼 없이 달려온 그는 대상포진으로 청력을 잃었지만, 매일같이 가게 문을 연다. 그의 옆을 지키는 딸 혜인 씨와의 애틋한 부녀지간이 더욱 진한 감동을 전한다.

화곡동 말린 꽃 공방에서는 윤희숙 씨가 특별한 기억을 작품으로 남긴다. 받은 꽃을 말려 액자와 향초, 보석함으로 재탄생시키는 그녀의 작업은, 누군가의 첫 고백, 결혼, 은퇴 같은 소중한 순간을 영원히 간직할 수 있게 한다.
◆ 공항 앞 ‘동파육 맛집’, 60년을 이어온 자부심
방화동, 김포공항 입구에는 공항 직원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전통 중국집이 있다. 진가기 사장이 3대째 이어가고 있는 이곳의 대표 메뉴는 바로 동파육. 아버지가 남긴 유언처럼 절대 빠질 수 없는 이 메뉴는,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맛의 힘을 증명한다.

남부골목시장 속 입소문난 기름집은 30살 사장 신수빈 씨가 운영 중이다. 유방암을 앓는 어머니를 위해 가업을 잇게 된 수빈 씨는 전통 기름 짜는 기계부터 고추 빻는 장비까지 능숙하게 다룬다. 그녀가 짠 기름으로 만든 ‘엄마표 김’은 그 어떤 음식보다 고소하고 따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