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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인터뷰] 김형묵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어쩌면 내 인생 최대의 기회"①
입력 2025-04-30 00:00   

▲배우 김형묵(사진제공=누아엔터테인먼트)

정말 오랜만이었다. 질문을 하나 던지면 두세 개씩 답이 돌아왔다. 예상에 없었던 이야기까지 쏟아졌다. 배우 김형묵은 연기에 대해 말할 때, 소년처럼 빛났다.

그는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 자신만의 연기 철학,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까지 쉼 없이 풀어냈다. 무대를 아끼는 배우, 직업을 사랑하는 사람임을 느낄 수 있었다. 그의 말을 듣는 동안 약속했던 인터뷰 시간은 훌쩍 지나 있었다.

"목숨 걸고 준비했습니다. 특히 첫 공연, 제가 열거든요."

김형묵은 올해 30주년을 맞이한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에서 주인공 동욱 역을 맡았다. 오는 7월 13일까지 관객들을 만나기 위해, 그는 하루에 세 시간씩 잠을 자며 무대를 준비 중이다.

김형묵은 뮤지컬뿐만 아니라 드라마와 영화, 넷플릭스 시리즈 촬영 등을 동시에 소화하고 있었다. 초 단위의 스케줄을 감내하면서도 그는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 말엔 무대를 대하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사랑은 비를 타고'에 출연하는 배우 김형묵(사진제공=보더리스컴퍼니)

"'사랑은 비를 타고'에선 노래, 연기, 안무, 피아노까지 다 해야 해요. 특히 재즈 피아노를 치면서 연기까지 해야 하거든요. 재즈는 클래식처럼 박자 맞추는 게 아니라 즉흥성이 강해서 정말 어렵더라고요. 그런데 그게 또 재미있어요. 하하."

'사랑은 비를 타고'는 부모를 잃고 어린 동생들을 돌보며 살아온 맏형 동욱의 마흔 번째 생일, 7년 만에 돌아온 동생 동현과 겪는 갈등과 화해를 유쾌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1995년 초연한 뒤, 1996년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주연상, 작곡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김형묵이 맡은 동욱은 헌신적인 맏형이다. 관객들은 동욱을 통해 가족 간의 사랑과 상처, 그리고 성장을 경험할 수 있다. 그는 "가족이라는 소재는 시대를 뛰어넘는 보편성이 있다. 지금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이번 작품에서 김형묵은 '세월이 가면' 등 다양한 넘버를 통해 관객에게 웃음과 눈물을 선사한다. 그는 작품을 준비할 때 넘버들의 전주만 들어도 가슴이 벅차올랐던 경험을 털어놓으면서 "관객의 마음을 울릴 수 있도록 첫 공연부터 진심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배우 김형묵(사진제공=누아엔터테인먼트)

그에게 뮤지컬 무대는 '초심'이었다. 김형묵은 캐릭터를 준비할 때 자신만의 방식으로 몰입한다. 이번 작품 연습을 앞두고는 강릉에 있는 지인의 조그마한 한옥에 머물며 캐릭터 전사를 정리하고 자신을 비워내는 시간을 가졌다.

"만약 캐릭터의 나이가 서른셋이면, 그 캐릭터의 출생부터 서른셋이 될 때까지의 발자취를 쭉 써봐요. 그 사람의 상처과 바람까지도 내 것으로 만드는 작업이죠."

김형묵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연기, 음악, 안무, 감정까지 모두를 담아 관객에게 다가갈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다시 한번 무대 위에 선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다른 작품 촬영도 병행하고 있어서 공연을 준비하는 게 정말 쉽지 않아요. 인생 최대의 압박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쩌면, '사랑은 비를 타고'가 제 배우 인생의 최대 기회일 수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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