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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드라마 '모범감옥' 9만4천 조선인의 눈물
입력 2025-08-16 06:50   

▲모범감옥(사진제공=MBC)
MBC가 광복 80주년을 맞아 다큐멘터리 ‘모범감옥’ 편성했다.

16일 방송되는 '모범감옥'은 뮤지컬과 다큐멘터리의 파격적인 융합으로 제작된 작품으로 일제강점기 수많은 조선인이 강제 투옥된 서대문형무소의 시선에서 역사를 풀어낸 ‘일인칭 회고록’ 형식이다. 나라를 되찾기 위해 기꺼이 자신을 바친 독립운동가들의 치열한 옥중투쟁을 옥중 기록과 문헌을 토대로 재현한다.

1908년 일본이 서울 서대문구 현저동 101번지에 세운 근대식 감옥 ‘서대문형무소’는 38년 동안 약 9만4천여 명의 조선인이 강제 수감된 역사의 현장이다. 강우규, 김구, 손병희, 안창호, 여운형, 유관순, 한용운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구국의 영웅들이 한 자리에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모범감옥’은 이 공간이 품은 비극과 서사를 뮤지컬 넘버와 드라마, 다큐멘터리 화면에 담아냈다.

▲모범감옥(사진제공=MBC)
1부에서는 ‘옥중일기’, ‘형무소의 짐승들’, ‘복종하라’, ‘그곳에 조선인이 있었다’, ‘깃발이 되리라’ 등 5편의 뮤지컬로 참혹한 옥중 생활과 고문, 그리고 불굴의 독립 의지를 그린다. ‘옥중일기’는 성인 10명이 겨우 설 수 있는 좁은 감방에 20~30명이 함께 기거하며 굶주림과 싸웠던 현실을, ‘형무소의 짐승들’은 반복되는 고된 노동과 수치스러운 검신 과정을 무대 위에 재현한다. ‘복종하라’는 손톱 밑을 찌르는 고문, 거꾸로 매달아 코에 뜨거운 물을 붓는 등 당시 조선인에게 가해진 72가지 고문 방식을 고증해 담았다.

오프닝 곡 ‘그곳에 조선인이 있었다’는 서대문형무소에 발을 들인 독립운동가들의 첫 순간을, ‘깃발이 되리라’는 강우규 의사와 유관순 열사의 듀엣으로 옥중 만세 함성을 전한다. 비록 20분 만에 제지됐지만 꺾을 수 없었던 독립의 열망을 노래로 풀어냈다.

▲모범감옥(사진제공=MBC)
출연진은 서범석(강우규 역), 하도권(김구 역), 고훈정(안창호 역), 신창주(한용운 역), 송영미(유관순 역) 등 뮤지컬계 실력파 배우들이 대거 참여했다. 특히 고훈정은 쇠약해진 안창호를 표현하기 위해 30km 달리기, 혹독한 다이어트, 단식까지 감행했다. 음악은 ‘빨래’, ‘렛미플라이’의 민찬홍 작곡가, 대본은 ‘백범’과 ‘태일’의 장우성 작가가 맡아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프리젠터 엄기준은 “나는 서대문형무소다”라는 강렬한 내레이션으로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단순한 해설자가 아니라 모든 옥중투쟁을 지켜본 ‘감옥 그 자체’로서 담담하지만 묵직하게 증언을 이어간다.

한편 흑백톤으로 제작된 티저 영상은 ‘경성 한복판에 세워진 초대형 감옥’이라는 키워드로 서대문형무소의 무게감을 강조하며, 배우들의 열연과 음악이 깊은 울림을 전한다. MBC 광복 80주년 특집 뮤지컬 다큐멘터리 ‘모범감옥’ 1부는 16일 밤 8시 40분, 2부는 8월 23일 같은 시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