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 방송된 티빙 오리지널 ‘친애하는 X’ 10회에서는 김유미의 탁월한 캐릭터 소화력이 빛을 발했다. 황지선이 지닌 욕망과 분노, 그리고 이면에 숨겨진 상처를 촘촘하게 그려내며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장례식장과는 어울리지 않는 화려한 블랙 드레스와 장갑 차림으로 등장한 지선은 묘한 표정으로 영정 사진을 응시하며 묵직한 긴장을 드리웠다. 이어 예의와 격식을 벗어난 태도로 불안한 기류를 짙게 하던 지선은 유산 상속에서 자신의 몫이 없다는 사실을 알자 분노를 폭발시켰다.
지선은 윤준서(김영대 분)의 출생 비밀을 폭로하며 극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끝까지 준서 앞에서 자신의 욕망을 감추지 않던 지선은, 자신을 가엽게 여겼다는 준서의 말에 눈물을 흘리며 가난을 물려주고 싶지 않았던 속내를 토해냈다. 그러나 끝내 아진의 편에 선 준서의 태도에 냉소를 남긴 채 자리를 떠나 씁쓸한 여운을 남겼다.
김유미는 인간적인 결핍과 물질에 대한 집착이 뒤엉킨 황지선의 다층적인 내면을 전심을 다한 연기로 설득력 있게 구현해냈다. 변화무쌍한 표정 연기와 몸을 사리지 않는 감정 표현, 힘을 절제한 목소리 톤으로 캐릭터의 불안정한 심리를 극대화하며 극의 중심을 단단히 붙들었다.
특히 장례식 장면에서 김유미는 대체 불가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섬뜩함마저 자아내는 서늘한 얼굴로 기묘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소름을 유발시켰던 김유미는 기대가 무너지는 순간 격정적으로 감정을 터뜨리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다시 한 번 김유미의 내공이 돋보였던 이번 열연은 최종화를 앞둔 ‘친애하는X’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게 했다.
한편, 티빙 오리지널 '친애하는 X'는 매주 목요일 오후 6시에 두 편씩 순차적으로 공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