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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Z리뷰] ‘생일’, 억지 공유 아닌 받아들임의 ‘위로’
입력 2019-03-25 11:48   

(사진=NEW)

죽은 아들의 방을 그대로 남겨놓는 부모의 심정은 어떨까.

알려진 대로, ‘생일’(감독 이종언)은 4월 16일 그날 이후 살아가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엄마 순남(전도연 분)은 그날 목숨을 잃은 아들 수호(윤찬영 분)를 여전히 품에 안고 살아간다.

한 치유 단체는 수호의 생일날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과 함께 모여 추억하는 시간을 갖자고 제안한다. 엄마는 제안을 거절한다.

엄마의 태도는 일관되지 않다. 세월호와 관련된 길거리 서명하는 사람들을 차갑게 피하지만, 지나가는 어린 아이들을 보면 미소를 짓는다. 남편과 잘 이야기 하다가도 갑자기 화를 낸다. 엄마는 4월 16일에 멈춰버린 메시지 창을 오늘도 또 켜본다. 환상으로 등장하는 아들을 향해 엄마는 때로는 소녀처럼, 때로는 울부짖으며 맞이한다.

이와 같은 엄마의 복잡한 감정이 이어지면서 관객들은 엄마의 상태를 받아들이게 된다. 갑작스럽게 자식을 잃은 부모의 감정은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닐 것이기에, “이유는 없다”면서 생일 모임을 갖지 않겠다며 갑작스럽게 화를 내는 엄마의 모습이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는 것이다.

그들은 일상은 속상한 나날들로 이어진다. 수호의 어린 여동생 예솔(김보민 분)의 상황은 엄마보다는 괜찮아 보였지만, 체험학습으로 갯벌에 들어갈 일이 생기자 기겁을 하며 몸을 떤다. 아빠와 선생님조차 예상치 못한 후유증이다. 또한 예솔이는 ‘그날’ 이후 오빠는 물론 엄마의 일부분을 잃었다. 계절이 바뀌면 엄마는 살아있는 딸이 아닌 죽은 아들의 옷을 사기 바쁘다.

가족들의 후유증들을 관찰하는 건 아버지 정일(설경구 분)이다. ‘그날’ 이후 3년 만에 돌아온 정일은 가족들이 사고로 힘들어 했을 때 곁에 있어 주지 못했다. 슬픔의 당사자이면서도 관찰자인 정일의 시선은 가족의 아픔을 더욱 가깝게 다가갈 수 있게 한다.

(사진=NEW)

‘생일’의 가장 큰 미덕은 억지스럽게 이야기를 주입시키지 않는다는 점이다. 같은 사건을 겪었더라도 각자의 상황은 다르다. 떠나기 전 고등학생이었던 아이에게 맥주를 따라주는 부모도 있지만, 이 모습을 이해하지 못하고 화를 내는 유가족도 있다. 보상금 문제 또한 마찬가지다. 언제까지 같이 슬퍼해줘야 하냐고 따지는 이웃도 있다. 친구를 잊을 수 없는 아이들(권소현 분)도 있다. 죽은 아이와의 추억을 하나하나 꼽는 친구(성유빈 분)도 있지만, 머뭇거리는 사람도 있다. 치유 단체는 그들에게 “얘기하고 싶지 않으면 안 해도 돼”라고 말한다.

영화란 ‘상업적’인 것이기 때문에 세월호를 소재를 영화로 만들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불만을 가지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너무 빠르지 않냐고 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에야 우리는 드디어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언젠가 이야기해야 될 것이라면, 진심을 다한 전도연과 설경구, 그리고 이종언 감독이 해줘서 고맙다. 오는 4월 3일 개봉. 전체관람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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