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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인터뷰] '스위트홈' 이시영, 의외로 겁 많은 배우의 완벽한 변신
입력 2020-12-31 01:12   

▲'스위트홈' 스틸컷(사진제공=넷플릭스)

"여전사 이미지가 있다는 것으로도 좋은 걸요. 이런 이미지가 확장돼 더 많은 액션을 찍을 수 있다면 더 좋을 것 같고요. 액션 연기를 하다 보니 액션 연기 자체가 더 좋아진 사람이에요. 그런 의미에서 '스위트홈'에 참여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어요."

2012년 복싱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선발되면서 이시영의 이미지는 '여전사'가 됐다. MBC '파수꾼'과 'SF8-블링크'에서는 형사를, 영화 '언니'에서는 망치를 들고 동생을 납치한 범인을 쫓는 경호원 출신의 '언니'로 거친 액션을 보여줬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에서도 '여전사' 이시영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액션 연기 도중 노출되는 이시영의 등 근육은 CG가 아니냐는 의심을 부를 정도로 놀라움을 자아냈다.

▲배우 이시영(사진제공=넷플릭스)

이시영은 비즈엔터와의 인터뷰에서 원작 웹툰에 없는 캐릭터인 특전사 출신 소방관 '서이경' 역을 맡아 탄탄한 근육질 몸매를 만들기 위해 촬영 6개월 전부터 액션 연기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체지방도 8%까지 줄이는 각고의 노력을 했다고 털어놨다.

"액션 연기는 처음이 아니었기 때문에 운동하고 몸을 만드는 과정이 힘들진 않았어요. 그런데 노출이 있는 액션은 처음이었어요. 속옷을 입은 채 괴물과 싸운다는 설정만 있을 뿐 어떻게 그려질지 모르는 상황이었기에 전신을 벌크업 해야 했거든요. 제가 가질 수 있는 최대한의 근육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어요. 많이 먹고, 많이 운동하는 게 쉽진 않더라고요."

이시영이 맡은 '서이경'은 동명의 원작 웹툰엔 없는 인물이다. 이시영은 원작에는 없는 캐릭터이기에 제작진의 설명에 집중했다면서 상상하는 재미가 컸다면서, 특징을 잡아갈수록 '서이경'이 멋있게 느껴졌다고 전했다.

▲'스위트홈' 스틸컷(사진제공=넷플릭스)

"서이경은 '스위트홈'의 세계관을 넓히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어요. '그린홈' 생존자들 중에서 유일하게 건물 밖으로 나갔고, 바깥이 어떤 상황인지 확인했잖아요. 서이경의 행동 덕분에 '스위트홈'은 원작 웹툰과 다르게 상상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졌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내가 '스위트홈'과 같은 상황에 놓였을 때 서이경처럼 했을까 싶어요. 의외로 겁도 많거든요. 하하."

만약 '스위트홈'의 설정처럼 개인의 욕망이 발현돼 괴물화가 진행된다면 어떤 괴물로 변할 것 같은지 묻자 '겁 많은 이시영'을 엿볼 수 있었다. 이시영은 극 중에서 투명하게 변하는 '슬라임 괴물'이 제일 와 닿았다고 했다.

"무서운 상황을 맞닥뜨리고 싶지 않고, 인간들을 해하고 싶지도 않아요. 슬라임 괴물이 제일 속 편할 것 같아요. 아니면 배우로 가늘고 길게 가고 싶으니까 지렁이 같은 괴물로 변하는 건 아닐까요? 하하."

현실에선 겁 많은 이시영이지만 '스위트홈'에서는 다양한 명장면을 탄생시킬 만큼 몸을 아끼지 않는 열연을 펼쳤다. 특히 '프로틴 괴물'을 상대로 보여준 소방차 액션신은 이시영이 가장 만족스러워하는 장면이었다.

▲'스위트홈' 스틸컷(사진제공=넷플릭스)

"제일 힘들었던 만큼 만족도가 높아요. 그동안 맨몸으로 싸웠는데, 몇 톤에 달하는 소방차로 괴물과 싸운다는 점이 재미있더라고요. 그런데 직접 운전을 해야 해서 정말 부담됐던 장면이기도 해요. 급발진, 급후진 이런 걸 해야 하는데 스태프들이 코앞에 있었거든요. 세트장에 갈 때마다 운전 연습을 했어요."

이시영은 2018년 한 아이의 엄마가 됐다. 극 중 서이경도 극한 상황 속에서 실종된 약혼자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것을 알게 된 예비 엄마였다. 이시영은 같은 엄마로서 '살아야 하는 이유'가 생긴 이경의 감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만약 시즌2가 제작된다면 서이경은 어떻게 될까 상상해봤어요. 나와 운명을 같이 하는 아이가 있고, 내가 살아야 아이도 산다는 것 때문에 서이경의 생존 본능이 강해졌잖아요. 그런데 이 아이가 인간인지 괴물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서이경의 고민들이 많아지지 않을까 싶어요."

▲배우 이시영(사진제공=넷플릭스)

이시영은 끝으로 '스위트홈'에는 서이경 외에도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캐릭터들이 많다는 것을 강조했다.

"소중한 것을 위해 희생하는 데는 남녀노소 차이가 없어요. 피지컬 좋은 남성들한테만 재난이 닥치는 것이 아니잖아요? 남동생 영수를 지키려는 누나 수영이, 괴물화를 극복하겠다고 다짐하는 슈퍼 아주머니 등 '스위트홈'의 모두가 주체적이에요. 상대적으로 피지컬이 약한 존재가 강하게 나온다기보다 누구라도 극단적인 상황에서 연대하고, 큰 힘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스위트홈'이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